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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덕분에…메타·MS·K스타트업, 엔비디아에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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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난 2018년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반도체 칩을 선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8년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반도체 칩을 선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불황에도 최근 엔비디아의 독주는 멈출 줄 모른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등에 업고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승승장구에 빅 테크 기업부터 국내 토종 기업이 AI 반도체를 내놓으며 ‘반(反)엔비디아’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업체다. 생성형 AI를 위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하려면 중앙처리장치(CPU)를 도와줄 GPU가 필요한데, 엔비디아의 칩이 여기에 최적화돼 있다. 전체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은 69% 정도지만, AI 개발에 이용되는 GPU는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AI 시스템 하나를 구축하는 데만 수천 개의 엔비디아 제품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GPU가 고성능인 데다 개발자들을 위한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어 AI 개발을 위해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엔비디아를 찾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엔비디아의 독주에 기업들은 AI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효율성을 높인 칩으로 엔비디아 GPU를 대체하겠다는 복안이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은 지난 18일 동영상 처리 작업을 지원하는 자체 설계 반도체 칩 ‘MSVP’와 AI 관련 작업을 지원하는 ‘MTIA’를 공개했다. 두 칩은 메타가 자체 개발한 AI 개발 소프트웨어 ‘파이토치’에 접목돼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을 만드는 생성형 AI 관련 작업에 이용될 예정이다. 제조는 TSMC가 맡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영국의 AMD와 협력해 AI 추론 전용 칩인 ‘아테나’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오픈AI와 협력해 아테나를 기반으로 GPT-4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구글도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인 텐서 프로세스 유닛(TPU)과 스마트폰용 텐서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애플은 다음 달 열리는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 2023’ 행사에서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 칩 ‘M3’를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도 AI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토종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 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 등에서 AI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AI반도체 ‘워보이’를 양산 중이다. 내달부터는 성능을 높인 2세대 칩을 TSMC 5나노 공정을 통해 제작한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GPU보다 효율성이 높은 AI 반도체에 비즈니스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세대 칩에 대해선 “엔비디아 A100, H100와 경쟁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44억 달러(약 57조원)에서 2026년 861억 달러(약 112조원)로 4년 새 두 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에는 시스템 반도체 중 30% 이상을 AI 반도체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 도입은 테크 기업에는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됐다”라며 “누가 효율적 인프라를 갖고 구축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생성형 AI를 사업 프로세스 전반에 적용하려는 대형 인터넷 기업,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의 컴퓨팅 아키텍처 교체 수요가 높아지면서 AI 반도체 칩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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