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투수 잔치, 신인왕 ‘어깨싸움’ 뜨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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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 신인왕 경쟁은 갓 입단한 ‘순수 신인’들의 활약으로 점입가경이다. 첫 시즌부터 선발 한 자리를 꿰찬 송영진(왼쪽)과 윤영철은 이 레이스의 선두주자다. [뉴스1, 연합뉴스]

프로야구 신인왕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올해 입단한 ‘순수 신인’들이 빠르게 주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신인왕 레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표 주자로는 윤영철(KIA 타이거즈), 송영진(SSG 랜더스), 박명근(LG 트윈스), 김서현(한화 이글스), 김민석(롯데 자이언츠)이 꼽힌다. 외야수인 김민석을 제외하면 모두 투수다. 윤영철과 송영진이 선발, 박명근과 김서현은 불펜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김서현·윤영철·김민석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전체 1~3순위로 지명된 특급 유망주다. 송영진은 2라운드, 박명근은 3라운드에서 각각 뽑혔다.

오른손 투수 송영진은 올해 데뷔한 신인 중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4월 1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고 피안타와 실점 없이 호투해 데뷔 첫 승을 따냈다. SSG 선발진에 부상 공백이 생기자 송영진을 땜질 선발로 올렸는데 그는 ‘준비된 신인’ 답게 단숨에 기회를 낚아챘다. 이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24일까지 3승(무패)을 올렸다. 지난달(평균자책점 1.93)보다 이달 페이스가 조금 떨어진 게 유일한 아쉬움. 김원형 SSG 감독은 “2004년생 답지 않은 투수”라며 송영진을 칭찬하기 바쁘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KIA 왼손 윤영철도 7경기에 모두 선발투수로 나서며 ‘포스트 양현종’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4월(3경기 평균자책점 4.85)엔 들쑥날쑥한 적응기를 거쳤지만, 5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하면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했다. 지난 3일 롯데전(5이닝 1실점)에서 상대의 10연승을 저지하며 데뷔 첫 승을 거뒀고, 24일 한화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정민철 해설위원은 “송영진은 ‘숨은 고수’다. 요즘 젊은 투수 중 가슴과 등을 가장 잘 활용해 공을 던진다”고 호평했다. 정민철 위원은 또 “윤영철은 다른 신인들보다 구속(최고 시속 142㎞)은 떨어지지만, 배짱이 돋보인다. 배짱이 없으면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던지기 어렵다”며 “기술이 좋으니 베테랑처럼 피칭한다. 완성도 높은 신인”이라고 했다.

불펜 신인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LG 박명근은 사이드암으로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던진다. 올해 부임한 염경엽 감독이 일찌감치 눈도장을 찍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24일까지 20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지난 21일 한화전에선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3호 세이브도 챙겼다. LG 마운드의 ‘믿을맨’으로 확실히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

강속구로 유명한 전체 1순위 신인 김서현도 지난달 19일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등판한 뒤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며 경험을 쌓는 중이다. 지난 11일 최원호 감독 부임 후엔 불펜의 필승 셋업맨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지난 12일 SSG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세이브도 따냈다.

지난해 입단한 2년 차 문동주(한화)와 최지민(KIA), 3년 차 김동주(두산 베어스)도 후배들과 함께 신인왕에 도전하는 ‘중고 신인’이다. 지난해 부상 여파로 28과 3분의 2이닝만 던진 문동주는 올해 개막부터 선발진의 한 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KBO리그 국내 투수 최초로 시속 160㎞를 넘겨 주목을 받았다.

2021년 2차 1라운드(전체 10순위) 지명으로 입단한 두산 김동주는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찾아온 선발 기회를 잘 잡았다. 이달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에 뽑힌 왼손 최지민도 KIA 불펜에서 연일 무실점으로 활약하면서 신인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