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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갈등, 아시아로 번질 우려…신냉전 막기 위해 다국 협력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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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웡 싱가포르 부총리가 ‘아시아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니혼게이자이신문]

웡 싱가포르 부총리가 ‘아시아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니혼게이자이신문]

로렌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미·중 간 갈등이 아시아로 번져 새로운 냉전으로 발전할 것을 우려한다”며 “다국간 협력으로 공존의 기반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일본 도쿄(東京) 데이코쿠(帝國) 호텔에서 열린 제28회 ‘아시아의 미래’ 국제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세계를 바꾸는 아시아의 가능성’이란 주제로 열렸다. 첫날에는 웡 부총리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국가의 주요 관료들이 대거 참석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서 아시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중앙일보에선 고현곤 편집인이 참석했다.

웡 부총리는 이날 행사에서 “코로나19는 최악의 시기를 지났지만, 수많은 폭풍이 아시아 국가들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지정학적 긴장, 다각적인 무역체제를 뒤흔드는 보호주의, 장기적인 온난화 위협”을 꼽았다.

이어 대표적인 지정학적 위협으로 악화하는 미·중 관계를 들면서 “대만해협은 가장 위험한 불씨”라고 지적했다. 이어 싱가포르도 가입하고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은 “(미국이나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을 강요받고 싶지 않다”며 “아무도 새로운 냉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자간 협력을 굳건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972년생인 웡 부총리는 동남아시아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미국 하버드대 등에서 공부한 경제 관료 출신으로 지난해 리셴룽 현 총리에게 후계자로 낙점받았다.

이어 연단에 선 쩐르우꽝 베트남 부총리도 “아시아의 주요국들이 다국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베트남과 중국이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관해서는 “모든 관계국이 서로를 존중하고 성실하게 마주해야 한다”며 국제법에 의한 해결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라닐 위크레마싱헤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처한 자국 상황을 언급하며 “스리랑카는 높은 수준의 경제 자유화를 목표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가입을 신청하겠다”고 선언했다. RCEP는 2020년 타결된 자유무역협정으로 한국·일본·중국·호주·뉴질랜드와 아세안 10개국 등 15개국이 가입돼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만찬 연설에서 “지난주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국을 비롯해 인도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초청해 에너지나 기후변동 문제 등에 대한 연계를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는 일본과 아세안 우호협력 관계 50주년을 기념해 연말 도쿄에서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한다”면서 “앞으로도 일본과 아세안 관계는 ‘동등한 파트너십에 기반한 다층적 연계’를 기반으로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첫날엔 이 밖에도 주민(朱民) 전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돈 쁘라맛위나이 태국 부총리 겸 외무장관 등이 연설했다. 둘째 날인 26일엔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국가주석과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이 연사로 나선다.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도 사사에 겐이치로(佐々江賢一郎) 일본국제문제연구소 이사장과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25주년’을 주제로 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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