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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동에 위안화로 무기 파나…"사우디·이집트와 협상 중"

중앙일보

입력

중국이 중동 국가들과 무기 거래 협상을 진행하며 위안화 결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오랜 갈등을 중재한 중국은 미국이 장악했던 중동 무기 시장까지 파고들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AFP=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AF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레바논 방산업체를 인용해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와 주요 무기 거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기업인 사우디군수산업(SAMI)은 중국 최대 국영 방산기업인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노린코)과 정찰 무인기(드론) 등 다양한 무기 구매를 두고 1년째 논의 중이다. 최근엔 HQ-17AE 단거리 대공 미사일 체계 도입을 위한 협상도 함께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 협상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역시 지난해 말부터 중국 측과 청두 J-10C 다목적 전투기 12대를 구입하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 이집트 공군 대표단은 현재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해양·항공전시회 '리마(LIMA) 2023'(23~27일)에 참석해, 이 전투기 제조업체인 중국 청두항공기공업그룹 대표단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사우디 측이 미국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화로 무기 대금을 결제할 가능성이 높아 주목을 받고 있다. SCMP는 "전체 거래 대금이 위안화로 이뤄질 것이란 소문이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패권'을 무너뜨리는 것은 중국의 오래된 야심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사우디 방문 당시 석유와 가스를 위안화로 구매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중동 영향력 키우려는 중국, 美 의존 벗어나려는 사우디

세계 최대 국방비 지출국인 사우디의 무기 시장은 그간 미국이 장악했다. 사우디가 수입하는 무기의 약 60%가 미국산이며, 중국산은 1%에 불과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중국이 드론과 탄도미사일 등 미국이 팔지 않는 무기를 사우디에 팔며 저변을 넓히기 시작했다. 중동 진출의 일환이었다. 이런저런 '정치적 조건'을 달지 않고 판매한 것이 주효했다고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SCMP에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던 사우디 역시 무기 수입처 다각화를 벼르던 참이었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자국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미국 정부가 자신을 지목한 이후, 미국의 석유 증산 요청을 거절하는 등 사사건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렇게 중국과 사우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덕에 "앞으로 사우디의 중국 무기 수입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러시아에서 주로 무기를 수입해왔던 이집트 역시 중국산 무기 수입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웃 국가 리비아와 해상 분쟁 중인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가 무기 공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세계 6위 무기 수입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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