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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리듬 탄 블랙이글스…K방산 글로벌 ‘빅4’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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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경제 05면

지난 23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LIMA 2023’ 개막식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강구영 KAI 사장(왼쪽)이 비행을 마친 블랙이글스 조종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지난 23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LIMA 2023’ 개막식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강구영 KAI 사장(왼쪽)이 비행을 마친 블랙이글스 조종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24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북부 섬 랑카위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해양·항공전시회 ‘리마(LIMA) 2023’. 현지 대학생 나빌라 하이파는 한국에서 온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조종사에게 “블랙핑크의 팬이고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본다”며 사진을 찍자고 했다. 이날 블랙이글스는 블랙핑크의 ‘마지막처럼’ 리듬에 맞춰 곡예비행을 선보였다.

LIMA는 항공·해양 중심 에어쇼·전시회로 격년마다 개최되는 동남아의 대표 국제 방산 전시회다. 코로나19 여파로 4년 만에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 30개국, 600여 개 업체가 참여해 300여 대의 항공기·군함·선박을 선보였다.

공군 파일럿 출신인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파란색 시험비행 조종사 복장을 하고 일일이 다른 나라 군 고위 공직자를 맞이했다. 말레이시아군 장교가 “블랙이글스의 코너링이 뛰어나다”고 하자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KAI는 전날 초음속 경공격기 FA-50 18대를 말레이시아 수출하는 최종 계약식을 했다. 계약 금액은 9억2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다. 유럽 미사일 업체 관계자는 “우리 미사일이 KAI의 전투기에 탑재된다”고 말했다. 미사일 생산 업체 LIG넥스원도 KAI 전투기에 탑재된 중거리 유도키트(KGGB)를 전시했다. KAI와 경쟁하는 중국·인도·터키 업체는 견제에 나섰다. 터키의 전시장을 찾자 “경쟁국 취재진에 정보를 줄 수 없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FA-50는 동남아뿐 아니라 폴란드·이라크 등 동유럽과 중동에도 수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의 수출 성과가 구체화하면 K-방산의 수출 규모는 독일·중국을 제치고 미국·러시아·프랑스에 이은 세계 ‘빅4’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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