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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비명에 대반격 선언…"공세적으로 전환할 때가 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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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코인 사태’로 코너에 몰렸던 더불어민주당 친(親)이재명계가 당내 비(非)이재명계를 겨냥한 공세 전환을 선언했다.

민주당내 강성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이자 친명계인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은 15일 이재명 대표와 함께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이제 드디어 적극적으로, 공세적으로 전환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옆자리에 앉은 이 대표를 향해 “저도 사실 대표님이 이렇게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갈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게 보니까 다 작전이었다. 역시 때를 기다리고 계셨구나, 때가 왔다 (싶다)”고 말했다. 이날 당원존 라이브 예고 포스터에서 민 의원은 ‘the battle rabbit(전투 토끼)’으로 소개됐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4일 '[LIVE] 민주당 당원존에 스페셜 카드의 등장이라..??' 방송에 출연했다. 유튜브 캡처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4일 '[LIVE] 민주당 당원존에 스페셜 카드의 등장이라..??' 방송에 출연했다. 유튜브 캡처

이날 방송의 주제는 ‘혁신’이었다. 민 의원은 “(호남에서) 민주당이 앞장서서 혁신적으로 공천하라는 요구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며 “기득권을 깨고 당원이 중심이 돼 의사결정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공천 과정에서 그렇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고개를 연신 끄덕거리면서 “민 의원이 앞으로 당 혁신과 개혁을 위한 일에 큰 역할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내 혁신·쇄신 요구는 지난 14일 의원총회서 분출됐다. 의원총회 결의문에는 “당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는 항목이 들어갔고, 원내지도부는 당 차원의 혁신기구를 새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의원총회에선 “이 대표 스스로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같은 지도부 책임론이 분출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재창당의 각오로 근본적 반성과 본격적인 쇄신에 나설 것을 약속드린다”며 “반성과 성찰 위에서 온전히 쇄신 결과로 국민께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서은숙 최고위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3.1.30/뉴스1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서은숙 최고위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3.1.30/뉴스1

그러나 친명계 당 지도부는 의총에서 제기된 쇄신 요구를 외려 자신들의 숙원이던 ‘권리당원 권한 강화’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기류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최고위에서 “당대표도 1표면 대의원도 1표, 당원도 1표인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같은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의총을 통해서 쇄신을 요구하고 혁신기구를 발족하기로 하면서, 기득권자면서 혁신에 대해 불편함을 갖고 있던 지역위원장·현역 의원들도 혁신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비명계에 대한 공세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24일 최고위서 “최근 의총장에서 한 의원이 ‘지도부가 김남국 사건과 관련해 손 놓고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당의 윤리 적용과 징계가 국회의원에게 느슨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서 “지도부가 김남국 의원 사태에 대해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홍기원 의원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친명계 초선 의원들도 호위대를 자처했다. 친문계 윤건영 의원이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의 권한을 (새 혁신기구에) 과감하게 위임해야 한다”고 쓴 데 대해, 친명계 양이원영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혁신위는 임명, 당 지도부는 선출. 임명 권력이 선출 권력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공개 반박했다. 양이 의원은 이날 또 다른 글을 올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비난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우선 혁신 기구 출범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14일 의원총회에서 뜻을 모은 혁신기구에 ‘반성과 성찰’ 의지가 투영되는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이미 전운이 감돈다. 한 충청권 의원은 “저쪽에서 전쟁을 걸어오면 싸울 수밖에 없다”며 “드러내진 않아도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친명계가 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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