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中 마지막 황제' 푸이의 파텍필립 손목시계, 67억원에 팔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일(현지시간) 중국 마지막 황제 푸이가 생전 착용했던 파텍필립의 'Ref 96 콴티엠 룬'이 홍콩 경매에서 67억원에 팔렸다. 필립스 옥션 홈페이지.

23일(현지시간) 중국 마지막 황제 푸이가 생전 착용했던 파텍필립의 'Ref 96 콴티엠 룬'이 홍콩 경매에서 67억원에 팔렸다. 필립스 옥션 홈페이지.

중국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가 생전 착용했던 시계가 홍콩 경매에서 67억원에 낙찰됐다.

24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홍콩 필립스 아시아 옥션 하우스에서 진행된 푸이 황제의 소장품 경매에서 그가 착용했던 파텍필립 시계가 치열한 호가 경쟁 끝에 4000만 홍콩달러(약 67억원)에 낙찰됐다. 수수료를 포함한 낙찰가는 4890만 홍콩달러(약 82억원)다.

이는 예상 낙찰가 300만 달러(약 39억원)를 가뿐히 넘어선 것으로,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화로 입찰에 참여한 낙찰자는 한 번에 1000만 홍콩달러를 추가로 제시해 이 시계를 차지했다.

1851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파텍필립은 최고급 시계를 극히 소량 제작한다. 오데마 피게, 바쉐론 콘스탄틴과 더불어 ‘세계 3대 명품 시계’ 제조사로 손꼽힌다.

앞서 2017년 경매에 나온 에티오피아 마지막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의 파텍필립 시계는 290만 달러(약 38억원)에 팔렸다. 같은 해 베트남 마지막 황제 바오다이가 소장했던 롤렉스 시계는 500만 달러(약 66억원)에 팔렸다.

푸이는 1908년 만 2세 나이로 청 12대 황제가 됐지만 4년 뒤 신해혁명으로 퇴위된 비운의 황제다.

중국을 점령한 일제에 의해 1934년 만주국 황제가 됐지만, 1945년 제2차 대전에서 승리한 소련으로 끌려가 포로생활을 하다 1950년 8월 귀국한 뒤 다시 9년간 수감됐다.

이후 풀려난 푸이는 1964년 제4기 중국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선출되고 문헌 관리를 하는 문사관 관원으로 일하다 1967년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다.

그의 삶은 작품상 등 아카데미 9관왕에 오른 할리우드 영화 ‘마지막 황제’(1988)로도 잘 알려져 있다.

경매에 나온 파텍필립 시계는 푸이 황제가 소련으로 끌려갈 때 착용하고 있던 것이다.

청의 마지막 황제였던 푸이. 사진 일본 태평양전쟁연구회

청의 마지막 황제였던 푸이. 사진 일본 태평양전쟁연구회

푸이의 조카 아이신-지오로유위안의 회고록에 따르면 이 시계는 푸이의 ‘개인 소장품’으로, 그가 수용소를 떠나면서 자신의 러시아어 통역관이었던 게오르기 페르먀코프에게 안전하게 보관을 당부하며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통역사의 가족은 몇 년 후 푸이의 소장품을 익명의 유럽 수집가에게 팔았다.

이날 경매에는 파텍필립 시계와 함께 펜 등 푸이의 다른 소장품들도 나왔다.

필립스 아시아는 해당 시계의 출처를 확인하고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전문가, 역사가, 언론인, 과학자와 함께 3년간 작업했다고 밝혔다.

토마스 페라치파텍필립 아시아 책임은 “파텍필립 Ref 96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은 경매 결과 중 하나”라며 “이 획기적인 판매에 대단히 흥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만 이날 판매된 푸이의 시계가가파텍필립의 역대 최고 경매가는 아니다. 2019년 그랜드마스터 차임은 3100만달러에 팔렸다. AFP는 “이날 판매된 푸이의 시계는 가장 비싼 시계와는 거리가 멀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