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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웹브라우저부터 운영체제까지...‘코파일럿 제국’ 만드는 MS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리는 가장 큰 캔버스인 윈도에 코파일럿을 가져오고 있습니다.”(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PC 운영체제(OS)인 윈도11에 ‘인공지능(AI) 부조종사’를 태운다. 오피스 소프트웨어(SW)에 이어 PC OS 자체에 생성형 AI를 붙여 MS형 ‘AI 생태계’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개막한 연례 개발자 회의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3’ 기조연설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발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23일(현지시간) 개막한 연례 개발자 회의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3’ 기조연설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발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무슨 일이야

MS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빌드 2023’에서 윈도11에 생성 AI 기능을 탑재한 ‘윈도 코파일럿’을 발표했다. 스크린 아래 작업 표시줄의 앱을 클릭하면 사이드바에 코파일럿이 나타난다. 이를 통해 보고 있는 콘텐트를 요약하거나 다시 작성해달라고 할 수 있다. 화면 밝기와 같은 컴퓨터 환경 설정을 위해 일일이 찾을 필요 없이 자연어로 입력만 하면 코파일럿이 알아서 실행해 준다. MS는 윈도11 사용자에게 배포하기 전에 다음 달 공개적으로 시험 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MS는 생성 AI를 기반으로 한 ‘코파일럿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앞서 MS는 오피스 제품에 생성 AI를 붙인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보안에 생성 AI를 붙인 ‘시큐리티 코파일럿’ 등을 발표했다. 이날 MS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을 웹 브라우저인 ‘엣지’에도 탑재한다고 밝혔다. 브라우저 사이드바에 표시돼 이용자가 엣지 브라우저로 방문 중인 사이트의 콘텐트를 워드나 엑셀 등 마이크로소프트 365 프로그램으로 작업할 수 있다.

이게 왜 중요해

23일(현지시간) 개막한 연례 개발자 회의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3’에서 발표된 '윈도 코파일럿'.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23일(현지시간) 개막한 연례 개발자 회의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3’에서 발표된 '윈도 코파일럿'.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챗GPT와 결합으로 생산성 분야에서 새로운 생태계 주도권을 노리는 MS로선 ‘비빌 언덕’인 PC OS의 수성이 중요하다. PC OS는 사용자가 PC를 마주하자마자 만나는 첫 번째 관문이자 생산성 도구 시장의 핵심 기반이기 때문이다.

MS는 PC OS에서 관록의 1등을 지키고 있으나, 최근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PC OS 시장에서 윈도의 점유율은 1년 사이 뚝 떨어졌다. 올 4월 기준 62.65%로 지난해 동기 기준(74.79%)보다 약 12%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매출에서도 나타난다. 2023년 3분기 실적에서 검색엔진 빙과 PC OS 등을 포괄하는 모어 퍼스널 컴퓨팅 부문 매출액이 9% 감소했다. 윈도 OEM 매출액이 28% 급감한 영향이다.

이번 발표에선 2021년 6월 신규 출시한 윈도11의 점유율 확대 의도도 보인다. 스탯카운터 기준 윈도11 점유율은 23.11%로, 윈도10(71.36%)에 절반에도 못 미쳐 확장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오픈AI와 동맹은 계속

① 코파일럿과 챗GPT 플러그인의 결합: MS 코파일럿과 검색엔진 빙에 챗GPT 플러그인을 연계했다. 챗GPT 플러그인은 외부 프로그램을 챗GPT와 연결할 수 있는 확장 프로그램이다. MS는 오픈AI의 챗GPT와 MS 제품‧서비스 간 상호 호환성을 높이면서 코파일럿의 사용 범위를 넓힌 것. 이날 유수프 메흐디 MS 부사장은 케이크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빙 채팅 기능을 이용해 찾고, 플러그인으로 연결된 인스타카트(식품 배송 서비스)에서 바로 재료를 주문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챗GPT 플러그인의 파트너 로고.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챗GPT 플러그인의 파트너 로고.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② 챗GPT와 빙의 결합: 챗GPT에 검색엔진 빙을 기본 브라우저로 탑재했다. 무료 이용자에도 확대 지원할 예정이다. 타깃은 구글이다. 블룸버그는 “MS는 자사의 빙 검색 엔진을 오픈AI의 챗GPT에 도입하여 구글에 도전하기 위해 오픈AI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픈AI의 공동창업자 그렉 브록만이 등장해 MS와 오픈AI의 돈독한 동맹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기업용 AI 시장도 조준

MS는 이날 개인이나 기업이 자체 코파일럿을 만들 수 있는 ‘애저 AI 스튜디오’도 발표했다. 기업 사용자는 MS의 클라우드인 애저에 내장된 초거대 언어모델(LLM)을 활용하면, 기업들이 내부 데이터로 자체 챗봇을 만들 수 있다. 앞서 아마존웹서비스(AWS), IBM이 기업용 시장을 조준하는 생성 AI 서비스를 내놓은 것과 유사한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