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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생 ‘사직 아이돌’ 탄생…롯데 김민석 “제가 영광이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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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사직 아이돌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롯데 김민석. 사진 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사직 아이돌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롯데 김민석. 사진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에서 ‘아이돌’이란 수식어는 탄탄한 실력과 곱상한 외모를 모두 갖춘 소수의 선수들에게만 허용된다. 역사적(?)으로는 ‘잠실 아이돌’ 정수빈(33·두산 베어스)과 ‘대전 아이돌’ 정은원(23·한화 이글스)만이 그 영예를 가져갔다. 둘은 데뷔 때부터 호감 가는 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았고, 꾸준한 활약으로 지금껏 아이돌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잠실에서 시작해 대전을 거친 아이돌 계보가 마침내 ‘구도(球都)’ 부산까지 이어졌다. 새로운 주인공은 바로 ‘사직 아이돌’ 김민석(19·롯데 자이언츠). 내야수와 외야수를 두루 볼 줄 아는 김민석은 올해 프로 데뷔와 함께 롯데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사직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안았다. 또, 다양한 매력을 앞세워 올 시즌 유니폼 판매량 1위까지 올라섰다.

평일임에도 1만5047명이라는 많은 관중이 몰린 23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민석은 “그런 별명은 너무나 과분할 따름이다. 아직 두 선배님들만큼 보여드린 것이 없다”며 수줍은 미소부터 지었다.

2004년생 김민석은 원래 휘문고 시절부터 ‘제2의 이정후’라고 불렸다. 고교 선배인 이정후를 쏙 빼닮은 타격 능력 덕분이다. 프로 스카우트들도 이 재능을 일찌감치 눈여겨봤고, 지난해 열린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가 김민석을 1라운드 3순위로 호명했다. 1라운드 1~5순위 가운데 유일한 야수 지명. 김민석은 “사실 올해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목표는 개막 엔트리 진입이었다. 마음속으로는 2군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컸다. 그런데 1군에서 이렇게 오래 뛰게 될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올해 3월 열린 롯데 구단 출정식에서 팬들을 향해 큰 하트를 그려보이는 김민석. 사진 롯데 자이언츠

올해 3월 열린 롯데 구단 출정식에서 팬들을 향해 큰 하트를 그려보이는 김민석. 사진 롯데 자이언츠

김민석의 인기는 NC 다이노스와의 낙동강 더비가 열린 이날 사직구장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남녀노소 많은 팬들이 김민석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착용한 채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레플리카 매장을 관리하는 김성효 매니저는 “선수별로 유니폼 이름 마킹키트가 있다. 그런데 김민석 선수 제품은 발주를 새로 넣기가 무섭게 매진이 된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오후 7시 전이면 모두 팔린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부천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김민석은 요새 부산에서의 삶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롯데가 올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보이자 사직구장에는 연일 1~2만 명의 관중이 가득 차고 있다. 덩달아 김민석을 연호하는 팬들도 늘어났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알아보는 사람도 자주 만날 수 있다. 지난 생일(5월 9일)에는 푸짐한 선물 보따리도 받았다.

김민석은 “정말 많은 분들께서 선물을 보내주셨다. 그중에서도 내 사진 여러 장을 모아서 만들어주신 액자가 가장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김민석은 평소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타자들의 타격 영상을 보면서 고칠 점을 찾는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영상의 범위다. 잘 치는 타자는 물론 못 치는 타자의 스윙을 모두 챙겨본다. 그래야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고루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러한 노력과 빠른 습득력이 더해져 지금의 사직 아이돌이 탄생했다.

롯데 김민석이 23일 사직구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부산=고봉준 기자

롯데 김민석이 23일 사직구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부산=고봉준 기자

올 시즌 33경기에서 타율 0.262(107타수 28안타) 1홈런 13타점 18득점 6도루를 기록 중인 김민석은 올해 ‘신인 빅3’로도 분류된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인 한화 오른손 투수 김서현, 2순위 KIA 타이거즈 왼손 투수 윤영철과 함께 데뷔 전부터 루키 돌풍을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청소년대표팀에서 잠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김민석은 “(김)서현이와 (윤)영철이 모두 볼이 좋아졌더라. 고등학교 때의 구위가 아니다. 괜히 1순위와 2순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물론 신인왕 욕심은 있다. 그러나 더 큰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꼭 사직구장에서 롯데팬들과 함께 가을야구를 즐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민석은…
생년월일 : 2004년 5월 9일
출신교 : 신도초-휘문중-휘문고
신장·체중 : 1m85㎝·83㎏
프로 입단 : 2023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
입단 계약금 : 2억5000만 원
2023년 성적 : 33경기 타율 0.262(107타수 28안타) 1홈런 13타점 18득점 6도루(23일 기준)
별명 : 사직 아이돌, 제2의 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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