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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일손 부족, 저성장 압박…외국 노동력 비율 27년만에 최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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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해 미국에서 외국 출신 노동력 비율이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력 부족 현상이 계속되는 미국에서 ‘베이비부머(1946~64년)’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 미국의 저성장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노동부 통계를 인용해 외국에서 출생한 노동자 비율이 2021년 17.4%에서 지난해 18.1%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1996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미국에서 고용됐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는 외국 출신 노동자는 2980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80만 명(6.3%) 늘었다. 여기에는 이민자, 난민과 임시 체류자, 학생이 모두 포함됐다. 체류 자격이나 노동 허가 여부는 따지지 않고, 외국 출생 여부만 확인해 통계를 냈다. 미국의 16세 이상 전체 노동력은 약 1억6400만 명으로 추산됐다.

미국 고용시장에서 외국 출신 노동자 비율이 늘어난 것은 우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가속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떠난 일자리를 미국의 부진한 인구 증가로는 채우기 어려워 이민자를 포함한 외국 출신 노동력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고용시장 분석업체인 라이트캐스트의 엘리자베스 크로푸트 경제분석가는 “현재 미국 고용시장에서 노동 공급 증가는 모두 이민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경제의 저성장 압력이 높아지는 것은 저출산·고령화를 겪는 선진국의 공통 상황”이라며 “이민자를 받거나 인공지능(AI) 등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2030년께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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