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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얼음 덜 얼었다”…올여름 무더위 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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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위의 기세가 강할 가능성이 높다. 또 엘니뇨 영향으로 남부 지방에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여름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낮을 확률은 20%다. 일본, 호주 등 10개국 기후 예측모델에서는 더 높은 확률(56~64%)로 평년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한반도 여름철 기온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북극 해빙(바다 얼음) 상태, 북극진동, 아시아 지역 눈 덮인 정도, 해수면 온도 등이며, 이런 변수가 맞물리면서 여름철 폭염의 빈도와 지속기간 등이 결정된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북극 해빙 상태를 보면, 20일 현재 면적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3월 기준으로는 1979년 이후 6번째로 면적이 작을 만큼 얼음이 덜 얼었다. 조경숙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해빙이 평년보다 작은 상태일 경우 7~8월에 통계적으로 높은 기온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북극진동이 양(+)의 상태인 것도 더운 여름이 될 징후다. 북극진동은 북극을 둘러싸고 도는 소용돌이가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이 소용돌이가 강한 상태(양의 북극진동)를 유지하면 북극의 찬 공기가 갇히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중위도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올라가도록 유도한다.

지난 4월 서아시아 지역이 평년보다 눈에 적게 덮였다. 그 여파로 한반도 부근에 고기압성 순환이 형성돼 여름철 기온이 오를 전망이다. 또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은 것도 여름철 고기압성 순환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온난화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기상청은 1994, 2018년 같은 극한의 폭염이 한반도를 덮칠 가능성은 현재로는 크지 않다고 봤다. 조 과장은 “과거 여름 폭염을 보면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같이 발달해 오래 정체해 폭염이 지속했다”며 “현재 기후 감시요소를 살펴보니 2018년과 반대 경향도 나왔다”고 전했다.

올여름 발생이 유력한 엘니뇨의 경우 기온보다는 강수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기후 현상인데, 엘니뇨가 발생하면 지구 온도가 0.2도가량 상승한다.

조 과장은 “엘니뇨가 나타나면 우리나라 부근에 저기압성 순환이 강화돼 남쪽에서 많은 수증기가 유입된다”며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 사이에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수가 많은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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