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중기·MZ 500명 즐겼다…尹 '치맥소통'의 캔맥주 정체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벤처기업부는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제34회 중소기업인대회를 열었다. 중소기업인대회는 일자리와 수출 등 한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중소·벤처기업인을 격려하는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가 함께했다. 중소기업인대회에 이들 기업 총수가 모두 참석하는 것도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함성 대한민국 선포식)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산업 정책에 있어 중요한 것은 대·중소기업의 상생”이라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대기업과 함께 성장할 때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품질과 혁신 제품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의 대외 불안 요인과 도전을 극복하는 투 트랙으로 수출 증진과 스타트업 코리아의 기치를 내걸었다”며 “이 자리에 많은 청년 기업인과 스타트업이 함께하고 있다. 여러분들이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 여건을 잘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올해는 젊은 기업인 참여 늘려  

이날 행사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부처 장관, 중소기업 유공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앞만 보고 달려온 중소기업들이 이제는 미래 세대와 함께 성장하려고 한다”며 처음으로 미래세대 중소기업과 선배 기업이 함께 성장하겠다는 ‘함성’ 다짐식도 열었다.

최근 중기 업계에선 윤석열 정부의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개혁 원칙 수립,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 기업 승계 활성화 정책에 호감도가 높은 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5~18일 중소기업 303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78%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 정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한·미·일 경제협력 강화 등 윤 대통령의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행보에 대해서도 중소기업의 8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기업인들과 영상을 시청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다만 윤석열 정부 2년차에 중점 추진해야 하는 정책으로는 응답 기업 10곳 중 6곳이 ‘주 52시간제·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개혁’을 꼽았다. 이어 ‘외국인력 제도 개선 등 인력난 해소’(34%),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30%) 순이었다.

한국 경제가 당면한 최우선 해결과제로는 ‘경직된 노동시장’(40%), ‘과도한 규제’(18%) 등을 꼽았다. 이날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기업과 정부가 원팀이 되어야 현 정부에서 최우선으로 강조하는 규제 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대기업이 같이 만든 맥주 내놓아

행사에 참석한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비와이인더스트리 대표)은 “작년엔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이 한자리에 앉았는데 이번엔 제 옆에 신동빈 회장이 앉고 벤처협회 쪽에 한화 김동관 부회장이 앉는 등 대통령실에서 대기업 총수들 자리를 분산해 놨다”며 “신경을 많이 썼는지 이날 아침까지 자리를 바꿨다더라. 이번엔 젊은 기업인들이 늘고 치맥을 하는 등 분위기도 젊어졌다”고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정동식 전국상인연합회장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청년기업인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는데 서민 경제를 살리는 데 이런 자리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청년 기업인 성공 사례도 들었다”며 “치맥으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서 열리는 중소기업인대회 만찬주로 낙점된 수제맥주업체 카브루의 '경복궁'. 사진 카브루

행사장 테이블에는 굽네치킨 180마리와, 수제맥주업체인 카브루가 GS리테일과 함께 선보인 인디아 페일 에일 맥주인 ‘경복궁’이 올라왔다. 치킨은 대통령실에서 21일 굽네치킨 점포로 전화를 걸어 주문했고, 맥주는 중기청 관계자가 19일 카브루 쪽에 전화를 걸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같이 만든 의미가 있어 선정했다”며 1000캔을 주문했다고 한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