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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울리자"…EU, 한국산 라면 18개월 만에 수입규제 해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9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라면 매대. 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무관)

지난해 9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라면 매대. 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무관)

유럽연합(EU)이 한국산 라면에 대한 관리강화 조치를 18개월 만에 해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산 라면 등 즉석면류에 대한 EU의 에틸렌옥사이드(Ethylene oxide, 이하 EO) 관리강화 조치가 오는 7월부터 해제된다고 23일 밝혔다. EO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농산물 등의 훈증제 혹은 살균제로 사용되며 국가별로 잔류 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앞서 EU는 2021년 8월 한국산 라면에서 EO의 반응 산물로 생성될 수 있는 2-클로로에탄올이 검출되자 2022년 2월부터 EO 관리강화 조치를 시행해왔다. 이에 따라 한국산 라면을 EU에 수출할 때는 EO의 최대 잔류 수준 규정 준수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공인시험·검사기관의 시험·검사성적서와 한국 정부의 공식증명서를 내야 했다. 라면의 소비기한은 보통 6개월인데, 관리강화 이후 운송과 검사를 거치는데 3~4개월씩 걸리다보니 정작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2개월 남짓에 불과해졌다.

해외에서 라면은 K-푸드의 상징처럼 인식된다. 유럽의 한국산 즉석면류 시장은 2019년~2021년 연평균 39.5%로 성장해왔다. 관리강화 조치로 인해 지난해 수출액은 6900만 달러(약 908억원)로 2021년 대비 17.7% 성장에 그쳤다.

식약처는 국내 업체의 애로사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화 조치 시행일 연기를 지속해서 요청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강화 조치 재검토 요청을 위해 EU 보건식품안전총국(DG-SANTE)과 영상회의를 개최했고 작년 하반기엔 EU로 수출한 한국산 라면에서 EO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근거로 주벨기에유럽대사관 등과 협업해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식약처는 이번 조치에 따라 EO 검사와 제품 보관 등에 사용되는 비용 절감으로 국내 수출업체의 경제적 부담이 완화되고 신속한 통관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용 식약처 식품안전정책국장은 “신속한 통관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확대되면서 수출 업체들은 한 해 1800만 달러(약 240억원)의 수출 증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EU 식품 규제를 준용하는 동남아에서도 향후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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