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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가계 빚 14조 줄었는데...주담대 잔액 1018조 '역대 최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1분기(1~3월) 전체 가계 신용(빚)이 전 분기 대비 14조원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최대치를 경신했다. 높은 금리와 대출 규제 속에 신용대출은 줄어들었으나 주택담보대출은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영향으로 오히려 늘었다.

박창현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가운데)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1분기 가계신용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창현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가운데)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1분기 가계신용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53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1867조6000억원보다 0.7%(13조7000억원) 적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 빚’을 말한다.

가계신용 규모는 지난해 4분기(-3조6000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뒷걸음쳤는데 특히 이번 분기 감소액(13조7000억원)은 집계가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기록이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높은 금리와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었고, 지난해 연말 소비 증가 효과가 사라지고 무이자 할부 혜택까지 축소돼 판매신용 역시 감소했다”며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이 함께 줄어든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017조9000억원)은 5조3000억원 늘어 최대 잔액 기록을 찍었다. 증가 폭도 전 분기(4조7000억원)보다 오히려 커졌다.

박 팀장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정책모기지 취급, 주택거래 회복 등 영향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이번 분기 12조1000억원 감소했고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도 9조7000억원 줄어들었다. 그러나 보험회사·연금기금 등이 포함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9조9000억원)을 중심으로 11조5000억원 늘었다.

박 팀장은 2분기 가계신용 전망에 대해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부동산 거래가 회복되면서 4월 전체 금융기관 가계대출이 2000억원 증가로 전환한 만큼 가계 부채의 축소세도 다소 둔화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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