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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아니라 D자 모양?…4년 만에 나온 다이슨 새 로봇청소기

중앙일보

입력

글로벌 가전업체 다이슨이 4년 만에 새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다이슨 특유의 모터 기술을 활용해 무선청소기 못지않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청소기의 일반적인 단점으로 꼽히는 약한 흡입력을 보완했다.

다이슨은 2014년 로봇청소기를 처음 선보인 뒤 2019년 이후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지만, 절치부심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로봇청소기를 들고 온 것이다. 다이슨은 공기청정기와 물청소 헤드 신제품도 함께 출시하면서 한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신제품 로봇청소기 '다이슨360 Vis Nav'. 다이슨

신제품 로봇청소기 '다이슨360 Vis Nav'. 다이슨

새 로봇청소기 ‘다이슨 360 비즈 나브(Vis Nav)’은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로 원형인 다른 로봇청소기와 달리 한쪽 면이 직선인 알파벳 ‘D’자 모양이다. 벽면 모서리 지점의 먼지까지 빨아들이기 위한 설계다. 반구형 어안 렌즈(물고기의 시야에서 착안한 초광각 렌즈)를 장착해 집 안의 청소 지도를 정확히 그려내는데 여기에 26개의 센서를 달아 먼지와 장애물을 감지한다.

제임스 카스웰 수석 디자인 매니저는 “시중의 로봇청소기는 흡입력이 보통 15AW 이하지만 이번 신제품은 65AW에 달한다”며 “단단한 마룻바닥부터 카펫에 깊숙이 박힌 먼지까지 청소하는 기능형 브러시를 장착한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슨 360 Vis Nav’는 최대 21mm 높이의 턱을 오르내릴 수 있고, 99mm 높이의 가구 밑까지 청소할 수 있다. 또한 작동 시간이 50분을 초과하면 스스로 충전 거치대로 이동하고, 청소를 마치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음 청소 시간을 안내한다.

제이크 다이슨 창업자 겸 수석 엔지니어는 “로봇 청소기는 우리가 따로 청소할 필요가 없게 지능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고도로 복잡한 알고리즘과 먼지 감지 기능, 강력한 모터 기술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진공청소기를 개발하며 축적한 기술력을 모두 담았다”고 말했다.

신제품 공기청정기 '다이슨 빅+콰이엇 포름알데히드'. 다이슨

신제품 공기청정기 '다이슨 빅+콰이엇 포름알데히드'. 다이슨

다이슨은 이번에 새로운 공기청정기도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확 달라진 디자인이다. 다이슨의 상징인 중간이 뚫린 원통형이 아니라 반구형 헤드 윗부분이 움직이며 공기를 분사하는 형태다. 넓은 공간에 최대한 멀리 맑은 공기를 보내려는 목적이다. ‘원뿔 공기역학(Cone Aerodynamics)’ 현상을 활용해 10m 이상 정화된 공기를 분사할 수 있다. 실시간 이산화탄소 수준을 감지하는 센서를 새로 장착한 것도 특징이다.

기능을 보강했지만, 소음은 최소화했다. 최대 소음은 56데시벨(dB) 수준으로 다이슨의 공기청정기 중 가장 조용하다. 신제품 이름을 ‘빅+콰이엇’으로 지은 이유다. 맷 제닝스 환경제어 부문 디렉터는 “최고 수준의 헤파 필터는 초미세먼지를 99.95%까지 걸러내고, 특히 기존 다이슨 탄소 필터 대비 이산화질소(NO2)를 3배 더 많이 제거한다”고 말했다.

물청소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다이슨 무선청소기에 장착하는 물청소용 롤러 헤드를 선보이면서다. 물청소는 물이 너무 많이 나와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이번 신제품은 헤드 내부에 8개의 분사구를 둬 롤러 전체에 고르게 퍼지도록 설계했다. 오염물질만 분리해 별도의 오수 통에 모으기 때문에 먼지와 이물질이 바닥에 다시 배출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300㎖의 물탱크가 있어 최대 110㎡(약 30평)의 바닥을 청소할 수 있다. 다만 이전에 출시된 무선청소기와는 호환되지 않는다.

다이슨의 첫 물청소 롤러 헤드를 장착한 V12 디텍트 슬림 서브마린. 다이슨

다이슨의 첫 물청소 롤러 헤드를 장착한 V12 디텍트 슬림 서브마린. 다이슨

아사프 우이 무선청소기 부문 디자인 매니저는 “한국에서 많이 쓰는 회전형 물걸레 청소기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이물질을 문지르며 청소하는 방식이라 실제로 깨끗하게 닦이는지 알 수 없는 게 단점”이라며 “다이슨의 신제품은 무선청소기로 이물질을 먼저 청소한 후, 물로 한 번 더 닦는 구조라 더욱 깨끗한 청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갖고 싶다” 생각하게끔 만드는 재주… 다이슨 CTO가 생각하는 미래는?

1993년 영국의 작은 창고에서 출발했으니 경쟁사인 글로벌 가전 업체와 비교하면 업력이 짧다. 그런데도 다이슨은 업계에서 하나의 ‘장르’를 구현한 기업으로 꼽힌다. 손잡이에 모터가 달린 무선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가운데가 뚫린 공기청정기, 고성능 헤어드라이어 등 상식을 깨는 제품을 쉼 없이 내놨기 때문이다. 강력한 모터 기술과 독특한 디자인 철학 덕에 두꺼운 마니아층을 보유했는데 한 마디로 소비자가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재주가 있다.

다이슨이 세 가지 신제품을 동시에 시장에 내놨다. 4년 만에 새로운 로봇청소기를 선보였고, 공기청정기는 디자인을 확 바꿨다. 무선청소기에 달아 사용하는 물청소 헤드도 처음 출시했다. 신제품 출시와 함께 다이슨은 ‘클린 홈(clean homes)의 미래’에 대한 새 비전을 발표했다. 지난 4월 18일 다이슨의 글로벌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 세인트 제임스 파워스테이션에서 존 처칠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만났다. 2001년 다이슨에 합류한 그는 2세대 무선청소기를 비롯해 5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존 처칠 다이슨 최고기술책임자. 다이슨

존 처칠 다이슨 최고기술책임자. 다이슨

신제품 3종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로봇청소기는 역대 최고 수준의 흡입력을 갖췄고, D자 형태의 설계로 모서리 부분까지 빈틈없이 청소할 수 있게 만들었다. 새 공기청정기는 맑은 공기를 10m 이상 보내 넓은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이슨 무선청소기에 장착하는 물청소 헤드는 먼지를 먼저 빨아들인 뒤, 물청소로 보강하는 형태로 완성도를 높였다.
새 비전은 어떤 내용인가.  
쉽게 말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집’이다. 집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소비자의 시간과 에너지를 줄이는 게 우리의 일이다. 그러려면 정확한 센서와 지능적인 소프트웨어, 문제를 정확하게 해결하는 모터, 필터 등 수준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에 모두 담았다고 생각한다.
다이슨은 ‘뭔가 좀 달라야 한다’는 소비자의 기대가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더이상 ‘평균 수준’의 제품을 원하지 않는다. 더 많은 신기술을 활용해 독창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제품을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그런 점에서 다이슨은 분명 차별화된 역량이 있다. 단순히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말하나.
사람들은 가능한 한 빨리 집 안을 청소하고 싶은데 선을 끌고 다니며 이 방, 저 방을 옮겨 다니는 건 그걸 방해한다. 다이슨의 무선청소기는 그런 소비자의 행동을 바꿨다. 일주일에 한 번 하던 청소를 더 자주, 쉽게 하게 된 거다. 이런 변화를 끌어내려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 그게 꼭 집 안이 아니라 자동차일 수도 있고, 걸어 다니는 순간일 수도 있다.
다이슨이 다음에 내놓을 제품에 대한 관심도 많은데.
지난 연말 공개한 다이슨 존(Dyson Zone, 헤드폰에 공기청정 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부착한 형태)이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 같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많은 제품이 더 개인화하고, 구체적으로는 효과적인 웨어러블을 구현하는 형태로 만들어질 것이다. 공기 질을 측정하는 배낭처럼 이동형 기기가 많아질 것이고, 이런 제품이 사무실과 교육 시설에서도 널리 쓰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다이슨의 글로벌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 세인트 제임스 파워스테이션. 다이슨

다이슨의 글로벌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 세인트 제임스 파워스테이션. 다이슨

환경을 생각한다지만 무언가를 만들어 판다는 건 환경을 해치는 일이기도 하다.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개발을 하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어떻게 하면 적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많은 공장을 운영하는 제조업체로서의 책임감도 잘 알고 있다. 예컨대 말레이시아 다이슨 연구개발(R&D) 센터 지붕에는 축구장 두 배 크기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는데 여기서 센터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13%를 생산한다.
한국을 많이 방문했다고 들었다.
V8 무선청소기를 이후 대부분의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한국을 방문했다. 직접 와서 보고 싶었던 건 한국 소비자가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고 제품에 대한 기대치 자체가 높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굉장히 똑똑한 소비자여서 성능이나 효율, 소비자 경험에 굉장히 민감하다. 한국 시장은 미래에 대한 영감을 주는 놀라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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