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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재집권 '청신호'…튀르키예 3위 후보, 결선 지지 선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선거 포스터 앞을 튀르키예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선거 포스터 앞을 튀르키예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9) 튀르키예 대통령의 재집권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선 1차 투표에서 5%대를 득표하며 ‘킹메이커’로 떠오른 3위 후보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가 오는 28일(현지시간) 열리는 결선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는 22일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에르도안 후보를 지지한다. 나의 지지자들에게 그를 지지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실시된 튀르키예 대선 1차 투표에선 에르도안 대통령이 49.52%,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44.88%의 득표율로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28일 두 후보 간 결선투표가 치러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극우 반이민 성향인 승리당 소속 오안 대표는 1차 투표에서 5.17%라는 ‘깜짝’ 득표로 3위를 차지하며 변수로 떠올랐다. 에르도안과 클르츠다로을루의 격차가 5% 미만인 만큼 그가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가 최종 승패를 가를 수 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우올로 대표는 모두 오안 대표에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 19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안 대표와 이스탄불에서 1시간가량 회동했다. 오안 대표는 회동 전 쿠르드족 분리독립 투쟁에 대한 무관용과 난민 송환을 요구했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CNN인터내셔널과 인터뷰에서 “나는 그런 식으로 협상하는 사람이 아니다. 국민이 킹메이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친쿠르드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의 지지를 얻은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뒤늦게 쿠르드족과의 평화협상을 배제하는 한편 난민 송환을 공약하며 민족주의 세력에 구애했다.

시난 오안 튀르키예 승리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난 오안 튀르키예 승리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안 대표의 최종 선택은 에르도안이었다. 오안 대표는 그 같은 결정의 이유로 지난 1차 투표와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당 정의개발당(AKP)이 주도한 인민동맹이 전체 600석 중 323석이라는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을 들었다. 오안 대표는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의회와 같은 (지도자) 아래에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클르츠다로을루의) 야권은 20년간 집권해온 인민동맹에 맞서 충분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미래에 대해 우리를 설득할 수 있는 관점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안 대표의 지지층이 실제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향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은 이번 투표에서 오안 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득표를 한 건 오안 대표의 실제 지지세가 아니라 에르도안과 클르츠다로을루 후보 모두를 거부한 사실상의 무당층 투표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이들이 결선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신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를 지지하거나 아예 투표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 통신은 “오안 대표의 승리당이 결선투표를 앞두고 지지 후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것도 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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