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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24번 풀어줘” 챗GPT-바드-빙 승자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화형 AI’ 비교해 보니 

지난해 5월 구글이 개발자 콘퍼런스 I/O에서 ‘대화형 검색’ 시대를 예고한 지 불과 1년 만.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는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한국어도 잘한다는 외산 AI들의 공세 속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생성 AI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① 대화형 AI 검색 ‘삼국지’=챗GPT는 지난 13일부터 유료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간 웹 검색이 가능해졌다. 생성 AI를 품은 빙은 답변의 ‘톤’을 고를 수 있다. 정확성 있는 답변, 다소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창의적인 답변, 중간 지점에서 균형을 잡은 답변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바드는 ‘멀티플 드래프트’ 기능으로, 세 가지 답변을 제시해 이용자가 마음에 드는 답변을 고를 수 있게 했다. 구글독스와 G메일에 생성 결과를 보낼 수 있는 등 구글의 다른 서비스와 연결한 것도 특징이다.

‘최신 정보’는 어디까지 담고 있을까. 현재 한국의 국무총리가 누구인지 묻자, 바드와 빙은 정답을 내놨다. 다만 바드는 두 문장(그는 2022년 10월 26일에 취임했습니다. 그는 41대 국무총리입니다.)을 사족으로 붙여 정확성에서 밀렸다. 한덕수 국무총리 취임은 2022년 5월 21일이다. 41대가 아니라, 48대 국무총리다. 챗GPT는 웹 검색 기능을 켜지 않을 때는 “제 데이터는 2021년 9월까지”라며 “신뢰할 수 있는 뉴스 출처나 정부 웹사이트를 참조”해 달라고 했다. 웹 검색 기능을 켜자 “현재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는 한덕수입니다. 그는 2022년 5월부터 국무총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라고 제대로 답했다. 챗GPT의 웹 검색 기능은 현재 유료 사용자에게만 제공된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생성 AI 언어모델들에 수학은 아직 어려울까.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확률과 통계 24번 문제를 풀어보게 시켰더니, 챗GPT만 정답(150)을 맞혔다. 빙과 구글 바드는, 이해할 수 없는 문제 풀이 과정을 보여주며 오답을 내놨다. 코딩 실력도 검증했다. ‘구구단을 만드는 가장 짧은 파이썬 코드를 출력해 줘’라고 시켰더니, 셋 다 맞는 코드를 만들어냈다. 구글 바드는 방금 짠 코드를 구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코랩’으로 바로 내보낼 수 있었다. 개발자들에겐 편리할 기능. 챗GPT는 한 줄짜리 코드를 내놨다. 코드를 짧게 쓰고도, 문제를 해결한다면 코딩 실력이 좋다는 의미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유머 감각도 들여다봤다. ‘웃긴 농담해 줘’라고 요구하니 셋 다 각각 회심의 카드를 내놨다. 바드는 영어 단어의 비슷한 발음을 이용한 미국식 농담으로 한국인에게는 잘 안 통한다는 점에서, 빙은 내놓은 답 어디에서도 사실 재미를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챗GPT는 AI들이나 웃을 농담을 내놨다는 점에서 셋 다 휴먼 기자들에게서 낙제점을 받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② 국산은 어때=한국 검색 시장 1위(점유율 62.19%, NHN데이터 2022년 12월 기준) 네이버도 ‘대화형 검색’을 준비 중이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는 있다. 하지만 시간이 별로 없다. 한국어를 곧잘 하는 ‘대한외국산’들의 위협이 거세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올여름 ‘서치GPT’를 선보일 예정. 챗GPT보다 6500배 더 큰 규모의 한국어를 더 학습한 초거대 AI 언어모델(하이퍼클로바X)을 기반으로 한다. 이미지, 음성과 같은 멀티모달 인식이 가능하고 계산기·지도 등 API를 활용해 답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네이버가 추구해 온 ‘맞춤형 검색’ 기술을 입혀 검색 의도까지 읽는 검색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카카오의 믿을 구석은 역시 국민 메신저 카톡이다. 카카오는 대화 과정 중 검색 니즈를 잡겠다는 계획. 카톡 챗봇 ‘다다음(ddmm)’도 준비 중이다. 카카오브레인이 지난 3월 19일 오픈베타로 출시했다가 하루 만에 멈추고 재정비 중이다. 검색은 물론 옷차림 추천부터 그림도 그려주는 AI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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