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딴 대만인 태권도 선수, 시상식서 中오성홍기 들어 논란

대만인 태권도 선수가 시상식에서 오성홍기를 꺼내 든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사진 웨이보 캡처

대만인 태권도 선수가 시상식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꺼내 든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22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인 태권도 선수 리둥셴은 지난 14~15일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 태권도 남자 품새 개인 종목에 출전해 동메달을 딴 뒤 시상식에서 오성홍기를 꺼내 들었다. 이 대회는 전 세계 71개국 1만4177명의 생활체육인이 참가한다.

리 선수의 행동을 두고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그가 중국 공산당에 입당했는지, 대만에서 중국을 위한 조직 활동을 했는지 등을 파악해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안인민관계조례 및 관련 법규를 수정해 대만인 운동선수가 시합 출전 또는 시상식에서 중국을 위한 정치적 선전을 금지하는 방안도 고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조례에 따르면 대만인이 중국 공산당에 입당해 당원 또는 중국의 당·정·군의 직무를 맡는 경우, 10만~50만 대만달러(약 430만~2157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정원찬 부행정원장은 "그가 (대만) 태권도협회나 체육서의 선수 선발에 신청하지 않고 개인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 신청했다"며 "리 선수가 중국에 오래 거주하면서 공산당에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관련 법령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 민진당의 류스팡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전날 당국이 리 선수의 중국 국적 취득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리 선수가 고의로 차이니스 타이베이 선수복을 입었다면, 대만이 한국 측에 리 선수를 파견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리고 수상 자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입법위원은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중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이 됐던 대만 스피드 스케이트 국가대표 선수 황위팅에 대한 징계 처분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당시 황위팅은 대만 당국으로부터 '2년간 경기 및 훈련 경비 보조 중지' 징계 처분을 받았으며, 그에 앞서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모두 지쳤다"며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