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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홍보 확 바뀌나…'올레 KT' 히트시킨 제일기획 팀장이 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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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홍보본부장에 현직 마케팅 전문가인 송상헌 제일기획 국내 비즈니스 부문 광고팀장이 내정됐다. 송 팀장은 김기현 지도부의 첫 홍보본부장이자, 내년 4월 여당의 총선 홍보 전략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22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대국민 공모로 진행된 홍보본부장 선발은 지난주에 송 팀장 선발로 가닥이 잡혔고, 이날 오전 김기현 대표가 송 팀장과 직접 면담 끝에 그를 최종 낙점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송 팀장에게 “홍보 전문가로서 정책을 잘 알릴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홍보본부장 공식 임명 및 의결은 다음달 1일 이뤄질 예정이다.

한양대 경영학과와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맥콤)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제일기획에 입사한 송 팀장은 주로 통신 분야의 광고를 기획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0년대 KTF 광고를 담당하던 그는 KTF와 KT가 합병한 후 KT가 모바일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홍보를 할 때 광고 기획을 담당했고 그 때 전국민에게 알려진 ‘올레 KT’는 그의 대표작이 됐다.

올레 광고가 대박을 치면서 2011년 현재의 직책인 국내 비즈니스 부문 광고팀장으로 발탁된 그는 2013~2017년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 전 품목에 대한 캠페인을 담당하는 제일기획 중국 부문 삼성그룹장을 지냈다. 귀국 후에도 광고팀장으로서 제일기획의 국내 비즈니스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최근엔 ‘Digico KT’ 캠페인 기획과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 집행을 맡고 있다.

송 팀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당 정책은 공익적인 부분이 큰데도 정쟁에 가려지고 있어 안타까웠다. 홍보를 제대로 담당해 공익에 기여하고 싶었다”며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게 무엇인지 국민이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정당 브랜딩 차원에서 아이덴티티 수립 작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7월 20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백보드에 적힌 문구는 당시 김수민 홍보본부장이 기획해 적었다. 뉴시스

2020년 7월 20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백보드에 적힌 문구는 당시 김수민 홍보본부장이 기획해 적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민간 부문, 그것도 사기업의 현직 홍보 전문가를 전격 영입한 건 정부·여당의 정책 홍보가 온전히 되지 있지 않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당내에선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다 떨어진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이 홍보본부장에 내정됐다는 소문도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주 69시간제 논란 때도 그렇고 우리 당이 정책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된 전문가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각종 논란으로 위기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보다 앞서 내년 4월 총선 홍보 전략을 선제적으로 짜려는 목적도 있다. 김기현 대표실 관계자는 “이제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아 선거 모드로 바꿔야 할 시기”라며 “당장 회의실 백보드를 바꾸는 등 이미지 쇄신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직전 홍보본부장에 임명된 김수민 전 의원도 백보드에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 등 참신한 문구를 넣으며 중도층의 눈길을 끌었다.

2012년 2월 16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새 당명 현판식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네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박근혜 위원장 오른쪽. 뉴시스

2012년 2월 16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새 당명 현판식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네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박근혜 위원장 오른쪽. 뉴시스

앞서 정치권에선 외부 홍보 전문가를 영입해 이미지 쇄신을 이끈 사례가 여럿 있다. 2012년 1월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홍보기획본부장으로 영입된 조동원 스토리마케팅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첫 작업으로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색을 파란 색에서 크림슨 레드로 바꿔 총선과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취임 직후 당시 크로스포인트 대표였던 손혜원 전 의원을 홍보위원장으로 임명해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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