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는 좌파 투쟁기구” 미국판 깨시민, 워크 뭐길래

  • 카드 발행 일시2023.05.23

World View

지난 2월 백악관 정례 브리핑 자리.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에게 한 기자가 “조 바이든 대통령은 깨어 있는가?(Is President Biden woke)”라고 물었다. 그러자 대변인은 “대통령은 공화당이 정치적으로 주목을 끌려는 데 대해, 미국 국민이 아니라 자신들이 이득을 볼 것으로 여기는 데서 이슈를 만드는 데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깨어 있냐고 묻자 공화당을 꼬집었다. 질문도 이상하고 답변도 이상하다.

지금 미국은 보수·진보 간 ‘워크(woke) 전쟁’ 중이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들이 가세하며 충돌은 더욱 노골적이다. 동사 ‘깨어 있다(wake)’에서 파생된 단어인 워크는 한국으로 치면 ‘깨시민(깨어 있는 시민)’에 비교할 수 있다. 이 워크를 공화당 1·2등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진보 진영을 공격하는 데 앞다퉈 사용 중이다.

그래서 백악관에서 벌어진 질의응답은 바이든 대통령의 기상 시간을 물은 게 아니다. 기자가 바이든도 ‘깨시민’이냐고 묻자, 대변인은 공화당의 정치적 공세엔 관심이 없다고 답한 것이다.

워크는 미국에선 ‘워크 컬처’ ‘워크 자본주의’ 등 온갖 사회·정치 현상으로 파생 중이다. 특히 문화전쟁 양상이 크다. 워크를 향한 비판엔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 주의’에 대한 보수 진영의 반발이 들어 있어서다.

워크 전쟁 중 하나가 디샌티스와 디즈니가 벌이는 맞소송전이다. 디즈니는 지난해 5월 플로리다 주정부가 공립 초등학생(5~9세)에게 성적 지향이나 성적 정체성에 대해 교육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부모의 교육권리법’, 일명 ‘게이 언급 금지법(Don’t say gay)’을 제정한 것을 비판했다. 이에 반발한 디샌티스가 디즈니월드에 준 특별권한 박탈에 나섰고. 디즈니는 디샌티스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자 플로리다주도 이달 초 디즈니를 맞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