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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전기·가스 물가지수 30.5%↑...외환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

중앙일보

입력

서울 중구 한 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줄지어 설치돼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한 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줄지어 설치돼 있다. 뉴시스

올해 1분기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가스요금이 지난해 동기보다 3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였던 1988년 1분기(41.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2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분기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지수는 135.49로 지난해 동기보다 30.5% 올랐다.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지수는 전기료, 도시가스, 등유 등 주로 가정에서 쓰는 연료들의 물가 동향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는 전기료 물가지수가 136.48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5% 상승했다. 이는 197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겨울 난방 등에 주로 쓰이는 도시가스 물가도 129.00으로 36.2% 올랐고 등유 물가는 171.14로 23.6% 상승했다.

이러한 물가지수 상승은 지난해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급격하게 인상된 공공요금의 여파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기 요금은 4·7·10월 세 차례에 걸쳐 kWh당 19.3원 올랐고, 올해 1월에도 13.1원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도 지난해 4차례에 걸쳐 MJ당 5.47원 올랐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정부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영업손실 및 부채 증가 등을 이유로 지난 16일 전기·가스요금을 한 차례 더 인상했다. 이에 따라 요금 누적 인상분이 반영되는 2분기에도 전기·가스 물가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 수준이 낮은 가구에서 연료비 지출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연료비로 지출한 금액은 평균 7만6원으로, 전 동기보다 1만2025원(20.7%) 늘었다.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평균 연료비는 11.5% 증가했다. 중산층인 3·4 분위 가구의 연료비는 각각 16.0%, 15.3% 올랐는데 전체 평균 증가 폭은 16.4%였다.

정부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사회 배려계층에 대해서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분 적용을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또 기존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기초생활수급자 등 113만5000가구에 7~9월 4만3000원 상당 에너지바우처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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