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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자연과 문화적 가치 뛰어난 국립공원 어떻게 지정·보전할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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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1호 지리산부터 전국 22개 국립공원이 간직한 보물 보따리 잘 지키려면  

유정현(서울 목동초 5)·추승찬(서울 역촌초 5)·왕희재(서울 마포초 5)·김민솔(서울 명지초 5·왼쪽부터) 학생기자가 국립공원에 대해 알아봤다.

유정현(서울 목동초 5)·추승찬(서울 역촌초 5)·왕희재(서울 마포초 5)·김민솔(서울 명지초 5·왼쪽부터) 학생기자가 국립공원에 대해 알아봤다.

봄은 야외활동하기 좋은 계절이죠. 특히 운동·놀이·탐험 등의 목적으로 산에 오르는 행위인 등산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야외활동이에요. 서울 도심에서도 등산을 위해 찾아가는 북한산, 제주도의 명소 한라산, 남한 내륙 최고봉을 품고 전북·전남·경남에 걸쳐있는 지리산, 강원도를 대표하는 설악산·치악산의 공통점은 뭘까요. 바로 국립공원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기관은 국립공원공단인데요. 국립공원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됐으며, 어떻게 지정·운영될까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국립공원공단과 치악산국립공원을 찾아 알아봤습니다.

김민솔·왕희재·추승찬·유정현(왼쪽부터) 학생기자가 국립공원공단과 치악산국립공원을 찾아 국립공원의 역사와 가치, 관리 현황 등을 살폈다.

김민솔·왕희재·추승찬·유정현(왼쪽부터) 학생기자가 국립공원공단과 치악산국립공원을 찾아 국립공원의 역사와 가치, 관리 현황 등을 살폈다.

국립공원(國立公園)이란 경치가 뛰어난 지역의 자연과 문화적 가치를 보호하고 후세에 남겨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고자 나라에서 지정·관리하는 보호지역을 말해요. 국립공원제도의 시초는 미국입니다. 1872년 옐로스톤(Yellowstone)이 세계 최초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래 전 세계로 확산했죠. 많은 나라에서 자연 생태계와 환경·문화·역사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국립공원제도를 운영 중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1967년 공원법(법률 제1909호)이 시행되고, 같은 해 지리산을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국립공원제도를 도입했어요. 이후 1980년 자연공원법과 도시공원법을 새로 제정하며 공원법은 폐지됐고, 국립공원은 자연공원법에 따라 계속 운영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국립공원은 총 22곳인데, 제주특별자치도 조례에 따라 별도 관리 중인 한라산국립공원을 제외한 21개 국립공원을 국립공원공단에서 관리하죠. 김민솔·왕희재·유정현·추승찬 학생기자가 강원도 원주시 혁신로에 있는 국립공원공단을 찾아 우리나라 국립공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로비 옆 홍보관에서 반달가슴곰·올빼미·조롱이·담비·산양 등 전국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멸종위기Ⅰ·Ⅱ 동물 박제를 살펴보는 사이 정성자 홍보담당관과 오상철 계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인사를 건넸죠. "국내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동물 중 불법 포획 및 로드킬과 탈진으로 폐사된 개체를 교육 목적으로 박제한 거예요."(정)

국립공원은 국내 기록 생물종(4만5295종)의 45%에 해당하는 2만568종이 서식·분포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국립공원은 국내 기록 생물종(4만5295종)의 45%에 해당하는 2만568종이 서식·분포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국립공원공단 상황실 모니터의 비밀
국립공원 하면 흔히 산을 떠올리기 쉽지만, 우리나라 국립공원 면적 중 59.1%(3972㎢)만 육상 공원구역이며, 나머지 2754㎢(40.9%)는 해안과 수역을 아우르는 해상 공원구역이에요. 다도해해상국립공원·한려해상국립공원 등이 해상 공원구역이죠.

로드킬·탈진·불법 포획으로 사망한 국립공원 서식 동물의 경우 교육 목적으로 박제를 만들어 국립공원공단 홍보관에 전시한다.

로드킬·탈진·불법 포획으로 사망한 국립공원 서식 동물의 경우 교육 목적으로 박제를 만들어 국립공원공단 홍보관에 전시한다.

정현 학생기자가 "전국에 22개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국립공원공단 본사에서는 각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와 주로 어떤 문제를 논의하나요?"라고 질문했어요. "국립공원공단은 자연공원법 제44조 및 제80조의 규정에 따라 국립공원관리청인 환경부장관의 권한을 위탁받아 국립공원의 보호·보전과 공원시설 설치·유지·관리를 하는 기관이에요. 우리나라 22개 국립공원 중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관리하는) 한라산국립공원을 제외한 21개 국립공원을 관리하죠. 본사에서는 전국에 위치한 국립공원사무소와 주로 자원보전·탐방·안전 등 국립공원공단의 중요한 정책에 대해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부분에 대해 논의하고 소통합니다."(오)

국립공원공단 종합상황실에서는 21개의 전국 국립공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종합상황실에 들어서자 벽 한 면을 가득 채운 10개의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죠. 각각의 모니터에는 기상청의 강수 예측, 산림청이 기상특보를 발효한 지역, 해외 기상청의 기상 정보 등 날씨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어요. 국립공원의 특성상 날씨와 기후가 관리·유지에 필수적인 정보이기 때문이죠.

국립공원공단 종합상황실에서는 벽에 설치된 10개의 모니터를 통해 전국에 있는 21개 국립공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국립공원공단 종합상황실에서는 벽에 설치된 10개의 모니터를 통해 전국에 있는 21개 국립공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김준석 국립공원공단 종합상황실장이 "이곳에서는 국립공원 내 자연재난(호우·태풍·대설 등 기상 상황)과 사회재난(산불·낙석·안전사고 등)으로 인한 피해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탐방객 안전사고 및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해 해당 공원 전체 또는 일부 탐방로 구간을 통제합니다"라고 설명했어요. 방문객이 지나다니는 탐방로는 21개 국립공원 내 총 597대의 CCTV를 통해 살펴보며, 벽에 걸린 모니터를 통해 바로 확인이 가능해요. 더불어 여름·가을 성수기에 탐방객이 몰리면서 빈도가 잦아지는 흡연·음주·취사·야영 등 불법·무질서 행위를 단속하고 몰래 무단 투기한 쓰레기도 수거해요. 국립공원 내 불법·무질서 행위 적발 시 행위·횟수에 따라 최저 5만원에서 최고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국립공원공단 제공

국립공원공단 제공

우리나라에는 2023년 기준 전국에 22개 국립공원이 관리·운영 중입니다. 유형에 따라 산악형(18개), 해상·해안형(3개), 사적형(1개)으로 나뉘죠. 해상·해안형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한려해상국립공원·태안해안국립공원이며, 사적형은 경주국립공원입니다. 이외에는 모두 산악형 국립공원이에요.

민솔 학생기자가 "국립공원은 산림과 바다 등으로 구성되다 보니 계절별로 관리에 신경 쓰는 부분이 다를 것 같아요"라고 말했죠. 오 계장이 "국립공원에서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봄철(2월 1일~5월 15일)과 가을철(11월 1일~12월 15일)에는 고지대 탐방로를 통제하는 산불조심기간을 운영하며, 여름철(5월 15일~10월 15일)과 겨울철(11월 15일~3월 15일)에는 자연재난대책기간을 운영해 집중호우·태풍·대설 등 기상특보가 발효되면 비상근무와 탐방객 안전관리 등을 실시해요"라고 설명했죠. 그의 말대로 건조해서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봄·가을에 국립공원공단은 산불 예방에 총력을 기울입니다. 자연재난대책기간과 일부 겹치기도 하죠. 종합상황실에서는 산불에 대비해 전국 21개 국립공원에 설치된 126대의 산불감시 CCTV 화면, 행정구역별 산불 위험 등급, 현장에 출동한 산불헬기에서 보내온 영상 등도 볼 수 있죠.
국립공원 방문객을 위한 계절별 탐방프로그램 운영도 국립공원공단과 각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의 주요 업무 중 하나입니다. 봄철(4~5월)에는 야생화 자연 해설 및 관찰프로그램, 여름철(7~8월)에는 친환경 야영문화를 알려주는 캠핑스쿨 프로그램, 가을철(9~10월)에는 가을 길 걷기와 사찰체험 등 역사 문화체험 프로그램, 겨울철(11월~1월)에는 밤하늘 별 관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죠.

정원주 해설사(맨 오른쪽)가 치악산국립공원의 깃대종, 서식 생물, 치악산 이름에 얽힌 전설 등을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설명했다.

정원주 해설사(맨 오른쪽)가 치악산국립공원의 깃대종, 서식 생물, 치악산 이름에 얽힌 전설 등을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설명했다.

멸종위기 생물들의 보금자리 국립공원  
국립공원별로 자연 환경·생태계·문화 유적의 특성이 다르기에 자연환경해설사와 함께하는 탐방 프로그램은 국립공원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에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국립공원공단 인근에 있는 치악산국립공원 사무소를 방문해 박준성 주임과 정원주 해설사를 만났죠.

치악산국립공원의 면적은 175.668㎢입니다. 주봉인 비로봉(1288m)을 중심으로 동쪽은 횡성군, 서쪽은 원주시와 접하고 있죠. 치악산은 최고봉인 비로봉(1288m)과 남쪽 남대봉(1181.5m) 등 1000m가 넘는 고봉들 사이에 구룡계곡·부곡계곡·금대계곡·구룡소·세렴폭포 등 여러 명소가 있어요. 또한 포유류 42종, 조류 136종, 곤충류 1863종, 양서파충류 22종, 야생식물 986종 등 다양한 생물자원의 보금자리죠. 이러한 자연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점을 인정받아 1984년 12월 31일 1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어요.

위 사진부터 치악산국립공원 깃대종인 금강초롱꽃과 물두꺼비. 국립공원공단

위 사진부터 치악산국립공원 깃대종인 금강초롱꽃과 물두꺼비. 국립공원공단

한 지역의 생태계를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동·식물을 깃대종이라 하는데요. 국립공원마다 동물 1종, 식물 1종이 깃대종으로 지정돼 있어요. 치악산국립공원의 깃대종은 연한 자주색 종 모양 꽃이 특징인 금강초롱꽃과 물속에서 많이 생활하기 때문에 뒷다리 물갈퀴가 잘 발달한 것이 특징인 물두꺼비이죠.
희재 학생기자가 "치악산국립공원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도 많이 산다고 들었어요"라고 말했어요. "맞아요.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붉은박쥐·작은관코박쥐·수달,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구렁이·가시오갈피나무·산작약·왕제비꽃이 대표적이죠."(박)

국립공원공단은 이러한 멸종위기종을 복원하는 사업도 진행합니다. 2004년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복원사업이 시작된 반달가슴곰, 2006년 월악산국립공원에서 복원사업을 시작한 산양 등이 대표적이죠. 치악산국립공원에서는 2009년부터 국립공원연구원·종복원기술원·강원대 등과 협력해 2013년 멸종위기종 2급인 구렁이 새끼 12마리를 최초로 인공 부화하는 데 성공했어요. 또한 최근에는 문화재청과 원주지방환경청 허가를 받아 멸종위기종 1급 붉은박쥐의 개체 수 파악과 이들의 평균 수명 등도 연구 중이죠.

위 사진부터 2004년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종복원사업이 시작된 반달가슴곰, 2006년 월악산국립공원에서 종복원사업이 시작된 산양, 2012년 종복원사업이 시작돼 소백산국립공원에 방사된 여우. 국립공원공단

위 사진부터 2004년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종복원사업이 시작된 반달가슴곰, 2006년 월악산국립공원에서 종복원사업이 시작된 산양, 2012년 종복원사업이 시작돼 소백산국립공원에 방사된 여우. 국립공원공단

소중 학생기자단은 정원주 해설사와 함께 치악산국립공원의 생태계를 직접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여러분이 저와 함께 탐방할 곳은 황장목 숲길이에요. 치악산국립공원 입구에서 구룡사까지 1km가 조금 넘는 구간이죠. 황장목(黃腸木·금강송)이라 불리는 소나무의 군락지라 황장목 숲길이라 불러요."(정) 황장목은 한자로 ‘누런 창자 나무’란 뜻인데요. 이름처럼 속이 누런 소나무를 말해요. 조선시대에 임금의 관(棺)을 만드는 데 쓰일 만큼 질 좋은 소나무죠.

치악산국립공원 황장목 숲길은 황장목의 군락지다.

치악산국립공원 황장목 숲길은 황장목의 군락지다.

2015년 3기 자연자원조사를 통해 제작한 식생도에 따르면 치악산국립공원에는 낙엽활엽수혼효군락(층층나무군락, 졸참나무군락, 졸참나무-서어나무군락, 박달나무군락, 물푸레나무군락, 굴참나무-소나무군락 등), 신갈나무군락(신갈나무군락, 신갈나무-철쭉꽃군락, 신갈나무-서어나무군락, 신갈나무-굴참나무군락, 신갈나무-소나무군락 등), 소나무군락, 소나무-기타낙엽활엽수군락(소나무-졸참나무군락, 소나무-신갈나무군락, 소나무-굴참나무군락 등), 일본잎갈나무군락, 잣나무군락 등이 주요 군락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렇게 여러 나무가 모여 사는 산림에 치명적인 재앙이 바로 산불입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국립공원공단은 날씨가 가장 건조한 봄·가을 탐방객에 의한 산불 발생 예방을 위해 산불조심기간을 지정하고 고지대 탐방로 통제, 산불방지대책본부 운영, 국립공원 내에서의 흡연 및 인화물질 반입, 통제구역 무단출입 등의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하죠. 또 산불이 발생하면 헬기·산불진화차량·진화장비 등으로 신속하게 대응합니다.

황장목 군락지인 치악산국립공원 황장목 숲길에서는 성체 황장목뿐만 아니라 싹을 틔워 나무로 자라기 시작한 어린 황장목도 볼 수 있다.

황장목 군락지인 치악산국립공원 황장목 숲길에서는 성체 황장목뿐만 아니라 싹을 틔워 나무로 자라기 시작한 어린 황장목도 볼 수 있다.

정 해설사와 함께 황장목 숲길을 천천히 걷다 보니 바닥에 흩어진 여러 솔방울 사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기 시작한 어린 소나무가 보였어요. "주변에 있는 성체 황장목에서 떨어진 씨가 싹을 틔운 뒤 나무로 자라기 시작한 겁니다. 황장목 군락지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죠."(정) 그 옆에는 껍질을 깨고 초록색 속살을 내민 채 싹이 튼 도토리 열매가 보였어요. 지난해 가을에 땅에 떨어진 도토리가 겨울을 난 뒤 봄에 발아한 겁니다. 봄을 맞아 새로운 삶을 시작한 어린 황장목과 도토리를 뒤로하고 걷다 보니 이번에는 땅 위를 기어가던 남가뢰를 만났어요. 딱정벌레목 가뢰과의 곤충으로 봄에 쉽게 볼 수 있죠. 각도에 따라 몸 색이 여러 가지로 보이는데, 독성 물질을 갖고 있으니 함부로 만지면 안 됩니다.

딱정벌레목 가뢰과의 곤충인 남가뢰.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자연생태계의 보전 역시 국립공원의 지정 목적 중 하나다.

딱정벌레목 가뢰과의 곤충인 남가뢰.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자연생태계의 보전 역시 국립공원의 지정 목적 중 하나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1km 남짓한 거리를 걸으면서 다양한 생물과 만났는데요. 이처럼 국립공원에는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기 때문에 국립공원공단에서는 전국 각 국립공원을 대상으로 자연자원조사를 합니다. 1991~1999년 1기 조사(20개 공원) 땐 외부 연구진에 의한 종목록 정리, 2000~2009년 2기 조사(20개 공원) 땐 현지조사표를 통한 서식정보 확보 및 내실화를 이루고, 2010~2018년 3기 조사(21개 공원) 땐 IT기반의 조사체계 구축확립에 나섰죠. 자연자원조사의 범위는 지형지질·식물·동물·경제적 가치·훼손지 범위·경관 분석·문화자원으로서의 가치 등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자연환경과 인문환경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합니다. 치악산국립공원은 1996년부터 자연자원조사를 실시해 왔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황장목 숲길 탐방에서 만난 발아한 도토리 열매.

소중 학생기자단이 황장목 숲길 탐방에서 만난 발아한 도토리 열매.

앞서 국립공원은 자연 생태계 보호뿐만 아니라 문화·역사 유산 보호를 위해서도 지정된다고 했죠. 이를 사적형 공원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딱 한 곳 있어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찰인 불국사, 세계유산이자 우리나라 대표 석굴사원인 석굴암을 품에 안은 토함산, 곳곳에 유적이 많아 ‘불교 노천 박물관’으로 불리는 남산 등 사적을 중심으로 이뤄진 경주국립공원입니다.

경주국립공원 외에도 전국의 각 국립공원에는 보존해야 할 자연 생태계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사적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요. 치악산 비로봉 북쪽 구룡소에 있는 구룡사는 치악산을 대표하는 사적 중 하나로 서기 668년(신라 문무왕 8년) 의상대사가 창건했죠. 황장목 숲길을 걷다 보면 구룡사 일주문이 나타납니다. 보통 기둥이 한 줄로 돼 있어서 일주(一柱)문이라 부르며, 사찰에 들어서는 첫 출입구죠.

위 사진부터 설악산국립공원 권금성 케이블카, 오대산국립공원 상원사 전경,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 전경. 국립공원은 잘 보존된 자연 생태계는 물론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사적, 케이블카 등 관람객 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위 사진부터 설악산국립공원 권금성 케이블카, 오대산국립공원 상원사 전경,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 전경. 국립공원은 잘 보존된 자연 생태계는 물론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사적, 케이블카 등 관람객 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여러분에게 치악산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을 하나 들려줄게요. 치악산은 단풍이 아름다워 예전에는 붉을 적(赤)자를 써 적악산이란 이름으로 불렸어요. 그런데 옛날에 적악산 부근을 지나던 선비가 구렁이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 꿩을 구해주었고, 이에 앙심을 품은 구렁이가 선비를 해하려 하자 꿩이 치악산에 있는 또 다른 유명 사찰인 상원사의 종을 머리로 울려 선비를 구했다고 해요. 은혜를 갚은 꿩을 위해 꿩 치(雉)자를 넣어 치악산으로 개명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죠."

정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구룡사 사천왕문 앞에 도착했어요. 2층으로 지어진 사천왕문을 지나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보광루를 거치면 대웅전이 나오죠. 국립공원 깊숙이 자리 잡은 구룡사까지 둘러보니 국립공원이 자연생태계·환경뿐만 아니라 문화·역사적 유산까지 보존·보호한다는 사실이 체감됐습니다. 국립공원공단 본사가 하는 일부터 치악산국립공원의 생태계까지 살펴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국립공원에 대한 여러 궁금증도 풀어봤어요.

황장목 숲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구룡사.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사적은 국립공원 지정 요건 중 하나다.

황장목 숲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구룡사.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사적은 국립공원 지정 요건 중 하나다.

정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려면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나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자연생태계·자연경관·문화경관·지형보전 가치·위치 및 이용편의 등 5가지 지정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 5가지 지정기준에 대해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조사를 통해 적합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정량적인 기준은 없으나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곳을 정하는 것인 만큼 기존 국립공원과의 비교를 통해 지정 가치를 평가하죠. 이를 통해 국립공원 지정(안)이 도출되면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 관할 지자체장 의견 청취 및 관계 중앙행정기관 협의를 차례대로 거치고 최종적으로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해 국립공원 지정을 결정하죠.
승찬: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환경 파괴가 지속될 경우 지정이 해제될 수도 있나요? 법적으로 해제 기준이 있는지, 실제 그런 사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공원구역 내에서 환경 파괴가 일어나는 경우 해제하는 것이 아닌, 복원사업 등을 진행하여 공원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하는 방향을 지향해요. 다만, 천재지변 등으로 인해 공원으로써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에는 법적으로 공원구역에서 해제가 가능합니다만, 현재까지 그런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어요.  
1967년 대한민국 최초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국립공원(1968년 촬영). 국립공원공단

1967년 대한민국 최초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국립공원(1968년 촬영). 국립공원공단

희재: 추가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 있나요.  
현재 대구·경북의 팔공산도립공원이 국립공원 승격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요. 팔공산은 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40년 이상 자연생태계가 온전히 보전됐으며, 광역도시권 내에 위치한 대규모 산악형 자연공원으로 연간 392만 명(2019년 기준)의 탐방객이 찾는 대구·경북지역의 녹색 허파이자 쉼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죠. 기존 22개의 국립공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우수한 자연자원(멸종위기종 15종 포함 생물종 5296종 서식)과 문화·경관자원(국보 2·보물 25건 등 문화자원 91건, 경관자원 77개소)을 보유하고 있어 국립공원 지정이 필요하다는 대구광역시·경상북도민의 의지가 높아 지난 2021년부터 타당성조사 등 국립공원 지정 절차를 추진하고 있어요. 팔공산이 모든 심의를 통과한다면 1967년 우리나라 1호 지리산국립공원부터 최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2013년), 태백산(2016년) 이후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민솔: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출 문제 등 우리나라의 바다가 갈수록 오염되고 있습니다. 현재 해상·해안형 국립공원은 3곳인데, 더 늘려서 바다를 지키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지난 3월 국제연합(UN)이 오는 2030년까지 공해(公海)를 포함한 전 세계 바다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국제해양조약에 합의하는 상황에 발맞춰, 공단에서도 해상·해안국립공원 신규지정에 지속해 관심을 가질 계획입니다.  

국립공원공단 진로 체험 프로그램

국립공원공단에서 일하고 싶은 소중 독자 여러분 주목! 국립공원공단 탐방복지처 김유경 계장이 국립공원공단의 다양한 업무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했어요.

"국립공원공단에서 운영하는 환경교육프로그램인 ‘두드림 진로체험’과 ‘주니어레인저’를 통해 진로 체험이 가능해요. 두드림 진로체험은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지역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국립공원과 관련된 진로(동물학자·환경교육전문가 등)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당일형 프로그램이에요. 주니어레인저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래 환경리더 양성 프로그램으로 토론·봉사·캠페인 등 국립공원 관리활동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과정형 프로그램(8차시)이죠.

소중 학생기자단과 치악산국립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박준성 주임.

소중 학생기자단과 치악산국립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박준성 주임.

참고로 2011년 북한산 생태탐방원 주니어레인저에 참여했던 한 고등학생은 당시 국립공원에서 해본 다양한 자연 체험활동을 바탕으로 국립공원과 환경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대학교 진학 시 환경공학과 전공을 선택해 꾸준히 환경분야를 공부했으며, 2022년에는 레인저(교육해설직)로 입사해 현재 치악산국립공원서 일하고 있죠. 바로 소중 학생기자단이 치악산국립공원 사무소에서 만났던 멋진 레인저 박준성(사진) 주임이 그 주인공이랍니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강원도 원주에 있는 국립공원공단 본사와 치악산국립공원을 취재했어요. 먼저 국립공원공단 본사에서 국립공원이 어떻게 지정·관리되는지 설명을 들었고, 치악산국립공원 관리소에서 치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유 및 치악산을 대표하는 동식물에 대해 알아봤어요. 그다음 치악산국립공원으로 이동해 황장목 숲길을 걸었죠. 등산한다고 해서 좀 힘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는데, 치악산에 사는 동식물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산을 오르니 별로 힘들지 않았습니다. 영상이나 책에서만 보던 식물과 곤충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어 자연과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죠. 또 청정한 숲의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산을 오르니 마음도 맑아졌습니다. 정원주 해설사님에게 치악산이란 이름에 얽힌 꿩과 선비의 전설도 들었어요. 다음에 또 치악산에 온다면 그때는 정상까지 올라가 보고 싶습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기 위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관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소중 친구들도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연을 아끼고 보존하는 데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김민솔(서울 명지초 5) 학생기자

평소 멸종위기 동식물과 자연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 취재가 매우 즐거웠습니다. 더운 날 산을 오르는 것은 힘들었지만 구룡사에 도착했을 때 기분이 좋아졌어요. 저는 이번 취재를 계기로 자연과 생명을 위해 일하는 분들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이번에 치악산국립공원을 방문하면서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추가됐습니다.

왕희재(서울 마포초 5) 학생기자

평소 자연환경에 관심이 많아 국립공원공단과 치악산국립공원 취재에 기대가 컸어요. 기대만큼 흥미로운 이야기가 정말 많았죠. 정원주 해설사님이 치악산에 얽힌 은혜 갚은 꿩 이야기, 치악산의 깃대종인 금강초롱꽃과 물두꺼비 이야기 등 정말 많은 것을 설명해 주셨어요. 국립공원마다 깃대종이 있는데 대부분 들은 적 없는 생소한 동식물들이어서 인상 깊었죠. 국립공원공단을 취재한 후 국립공원의 중요성과 미래를 위해 꼭 보존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다른 국립공원도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우리 미래를 위해서 멸종 위기 동식물과 자연 생태계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유정현(서울 목동초 5) 학생기자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국립공원공단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 취재를 통해 알게 됐어요. 치악산국립공원에서 산 이름에 얽힌 전설과 황장목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도 좋았죠. 황장목 숲길을 걷다가 도토리가 발아한 것을 봤는데, 싹이 어떻게 껍질을 뚫고 나왔는지 신기했어요. 황장목 숲길을 걸으며 구룡사까지 갔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식물과 처음 보는 곤충인 남가뢰를 봤어요. 또 치악산의 깃대종인 금강초롱꽃과 물두꺼비에 대해 알게 돼 뿌듯했죠. 국립공원공단 종합상황실에서는 특히 산불 진압 현장에 출동한 헬리콥터가 보내온 영상을 볼 수 있어서 신기했어요. 다음에 강원도 원주에 가면 치악산에 또 가고 싶어요.

추승찬(서울 역촌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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