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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안 간다" 몸부림쳤던 탈북민…강제북송 방지법, 지금 어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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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지난해 7월 공개한 2019년 11월 당시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 탈북어민이 몸부림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 통일부

통일부가 지난해 7월 공개한 2019년 11월 당시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 탈북어민이 몸부림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 통일부

북한 주민 9명이 이달 초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귀순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정부가 북한이탈주민 관련 제도의 운용상 나타난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발의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심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국회 다수당인 야당이 일부 조항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안은 2019년 11월 탈북어민 북송 사건 당시 통일부가 탈북민 관련 주무 부처임에도 합동조사에서 배제된 뒤 국가정보원과 국가안보실 주도로 '강제북송'이 이뤄진 것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나왔다. 통일부는 개정안에 통일부 장관이 "대한민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의사를 확인"한다는 내용과 중대범죄를 저지른 탈북민이 입국을 시도할 경우 통일부 장관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 등을 담았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부가 발의한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안은 지난달 18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틀 후인 20일 국회에 제출됐다. 현재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뉴스1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뉴스1

하지만 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일부 조항을 두고 정부와 야당 간에 극명한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다. 특히 탈북민의 보호 결정 기준을 담은 제9조 3항에 명시된 "통일부장관은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중대범죄를 저지른 탈북민을) 관할 수사기관에 수사의뢰하거나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대목에서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에 열린 외통위 현안 보고에서 "북한에서 범죄가 이루어진 부분에 대해 국내에서 수사한다는 게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당국의 협조 없이 중대범죄를 저지른 탈북민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실제 북한이나 제3국에서 이뤄진 범죄에 대해 우리 사법제도에 의해 재판받아서 유죄 확정된 경우가 있다"며 "사법제도에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는 곳에 보내거나 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제한 범위 내에서 국내 사법제도 안에서 재판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황 의원의 문제 제기는 강제북송 사건 당시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일 경우 보호 대상이 아니다"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반면 권 장관의 발언은 "정부가 법 절차에 따라서 충분한 조사를 결론을 내렸어야 마땅한 일"이라고 밝힌 윤석열 정부의 관련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정부는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민의 경우 북한 주민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헌법의 대전제에 따라 모두 수용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면서도 "이미 밝혀진 일부 법률상의 미비점에 대해서는 기존 틀을 유지할 수밖에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2020년 1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국경을 차단한 이후 급감했던 국내 입국 탈북자 수는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21년 63명, 2022년 67명을 각각 기록했던 탈북자 수는 올해 1분기에만 34명을 기록하며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향하는 화물열차가 지난 9일 조중우의교를 건더 신의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향하는 화물열차가 지난 9일 조중우의교를 건더 신의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는 주요 탈북 루트인 중국 등에서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며 펜데믹 당시보다 상대적으로 이동이 수월해졌다는 점과 국경이 개방되면 본국으로 송환될 것을 우려한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탈북 등이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1일 북한이 다음 달 10일 국경을 재개방할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북·중 국경 개방설도 외신을 중심으로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을 겪는 상황에서 국경이 개방된다면 국내 입국 탈북민의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 장기화로 북한 주민들이 민생고에 시달리는 상황"이라며 "국경 개방 이후 대량 탈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법안 정비는 물론 탈북민 관련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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