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벨상 작가 고백 “챗GPT에 축사 맡겨…셰익스피어급 단어 1000개 뜨더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모옌

모옌

2012년 중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옌(68·사진)이 동료작가 위화(63)를 칭송하는 글을 쓰면서 챗GPT를 이용했다고 고백했다. 모옌은 장이머우 감독이 영화화한 ‘붉은 수수밭’을 비롯해 ‘개구리’ ‘인생은 고달파’ 등의 작가로, 위화는 ‘허삼관 매혈기’ ‘인생’ ‘원청’ 등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모옌은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한 문학 행사에서 위화에게 도서상을 수여하며 “이 상을 받는 인물은 정말 대단하고 나의 좋은 친구이기도 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나는 전통에 따라 축하 연설문을 작성하려 했는데, 아무것도 생각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박사 과정의 한 학생에게 챗GPT 사용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고 털어놨다.

모옌은 학생에게 ‘원청’ 등 작품 제목과 ‘발치’를 포함한 핵심 키워드 목록을 넘겼다고 전했다. ‘발치’는 위화가 과거 치과의사로 일했던 점을 떠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부연했다. 모옌은 “그러자 순식간에 셰익스피어 스타일로 칭찬하는 1000개 이상 단어(로 구성된 글)가 생성됐다”고 말했다. 모옌은 그러나 “내 작품은 모두 직접 썼다”고 강조했다.

중국 내에선 이번 일을 놓고 모옌의 개방성을 칭찬하는 여론도 있지만, 일각에선 모옌이 챗GPT 사용에 앞서 변호사와 의논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챗GPT는 중국 내에서 서비스되지 않으며, 이에 접속하려면 중국 당국이 사용을 금지하는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야 해서다. SCMP는 모옌과 학생이 징역형 등에 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