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수디르만컵 아쉬운 준우승…안세영, 천위페이에 올 시즌 첫 패

중국과의 결승전 도중 아쉬워하는 배드민턴 혼합복식 대표팀 서승재(왼쪽)와 채유정 조. 신화=연합뉴스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에 세계 정상 탈환에 도전한 한국 배드민턴이 결승에서 만리장성의 벽에 가로 막혔다.

김학균 감독이 이끈 한국은 21일 중국 쑤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 결승에서 홈팀 중국에 0-3으로 졌다.

이 대회는 격년으로 열리는 국가대항전 성격의 대회로, 혼성단체전으로 치르는 게 특징이다. 혼합복식을 시작으로 남자단식, 여자단식, 남자복식, 여자복식 순서로 경기를 치르며, 5번의 승부 중 먼저 3승을 거두는 나라가 승리한다.

한국은 지난 2017년 골드코스트(호주) 대회 결승에서 중국을 3-2로 꺾고 통산 4번째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다. 이후 2019년 난닝(중국) 대회는 8강에서 탈락했고 2021년 반타(핀란드) 대회에선 4강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8강과 4강에서 각각 대만과 말레이시아를 누르고 결승에 올라 6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지만, 중국의 벽을 넘지 못 했다.

여자 단식 승부에 나선 한국 배드민턴 에이스 안세영도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분패했다. AFP=연합뉴스

첫 승부에 나선 혼합복식 세계랭킹 5위 서승재-채유정 조가 세계 1위 정쓰웨이-황야충 조에 1-2(21-18 20-22 8-21)로 역전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1세트를 21-18로 승리한 데이어 2세트에서도 19-16으로 앞서며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지만, 이후 중국의 뒷심에 밀려 2세트를 20-22로 내줬고, 3세트마저 패하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어진 남자단식에서도 이윤규가 시위치에 0-2(13-21 17-21)로 패해 한국이 0-2로 벼랑 끝에 몰렸다. 여자단식에 나선 한국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 마저 천위페이에 0-2(16-21 20-22)로 패하며 승부가 마무리됐다.

안세영은 이 경기를 앞둔 상대전적에서 천위페이에 4승8패로 밀렸지만, 올해 앞선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해 기대를 모았다. 특히나 지난 3월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 결승에서 천위페이를 제압하며 27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기세를 높였다.

앞선 승부에서 세계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3위 타이쯔잉(대만)에 모두 2-0 완승을 거둔 점 또한 긍정적인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이번 승부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 하고 패배를 허용했다. 안세영이 천위페이에 진 건 올해 진행한 4번의 맞대결 중 이번이 처음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