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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시찰단 "과학적 근거 안전성 확인"…野 "오염수 인사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안전성을 점검할 정부 시찰단이 21일 일본으로 출국했으나 검증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정부의 오염수 시찰단은 이날 5박 6일간의 현지 시찰 일정에 들어갔다. 이르면 오는 7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를 앞두고 위험성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자 처리 과정 점검을 위해 시찰단이 파견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시찰단 파견에 합의한 지 14일 만이다.

다핵종 제거설비로 정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 연합뉴스

다핵종 제거설비로 정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 연합뉴스

시찰단장 “과학적 근거로 안전성 확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겸 시찰단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출국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디에도 경도되지 않고 과학적인 근거와 기준을 가지고 안전성을 확인해 나갈 것”이라며 “철저히 준비한 만큼 꼼꼼하고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원국 중 일본 현지를 직접 확인하는 시찰단 파견은 한국이 처음이다.

유 단장은 이어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도 저희의 역할”이라며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서 정말 상세하게, 우리가 본 게 무엇이고, 추가로 확인해야 할 게 무엇인지를 충분하게 설명해 드리면 국민도 신뢰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시찰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시찰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시찰단은 이번 방문에서 핵심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 머물러 있는 ‘K4탱크’도 주요 시찰 대상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내에는 ALPS에서 처리된 물이 전체 저장 용량의 97%에 이르는 133만t까지 차 있다.

시찰단은 유 위원장이 단장을 맡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원전·방사선 전문가 19명,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소속 해양환경 방사능 전문가 1명 등 21명으로 구성돼 현지에서 나흘간 시찰 활동을 벌인다. 유 단장은 이들에 대해 “2021년 8월부터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점검하고 확인해온 분들”이라며 “방사선이나 원전 각 설비 부문별로 10~20년 이상 안전 규제를 담당해 와 누구보다 현장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 일정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 일정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날 일본에 도착한 시찰단은 시찰단 내부 점검 회의를 가진 뒤 22일 일본 도쿄전력 관계자들과 세부 시찰 항목을 정한다. 유 단장은 “ALPS와 K4탱크 설비에 대한 점검은 23일 진행될 예정”이며 “ALPS의 핵종제거 실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설비의 설치 상태와 계통 구성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염수의 이송과 방출을 제어하는 운전제어실 설비도 점검한다.

24일에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를 분석하는 화학분석동을 방문해 핵종분석 과정을 들여다보고 오염수 희석 설치 상태를 확인한다. 25일에는 추가로 필요한 현장 확인 사항을 정리하거나 일본 측에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최종 정리한 뒤 이튿날(26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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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적극 행동의 날’에 참석해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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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된 ‘시료 채취’…위원장 “우리도 분석 중” 

이번 시찰에서 야당이 제기한 것처럼 오염수를 직접 채취해 별도 검증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이날 일제히 “그저 오염수 구경이나 하고 오는 시찰단”(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오염수와 인사만 하고 오는 것이기에 절대 반대한다”(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고 비판했다.

원안위 측은 이에 대해 IAEA가 오염수 처리 검증을 교차 분석하는 과정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참여하고 있고, KINS가 이미 시료를 확보해 이번 현장 방문에서 시료를 채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재차 설명했다. 이번 시찰은 실제 시료 검토 과정 중에 현장 확인을 병행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유 단장은 “시료 채취 검증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KINS가 시료 3가지를 갖고 있고, 채취한 시료를 분석하고 있다”며 “그런 검토 과정 중에 시찰을 거쳐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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