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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금리 그렇게 인상할 필요 없을 수도”…다음달 동결 시사

중앙일보

입력

19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발언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발언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다음 달 기준금리 ‘동결 신호’를 보냈다.

19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워싱턴DC에서 열린 토마스 라우바흐 연구 컨퍼런스에서 “긴축 정책이 시차를 두고 어떤 효과를 가질지, 또 최근 은행업의 스트레스에 따른 유동성 축소가 어느 정도일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긴축 정책이)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 우리는 데이터와 점차 발전하는 경제 전망을 보며 신중하게 평가할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금리 인상을 우선 멈추고 긴축 정책의 효과를 살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지금은 긴축을 너무 많이 하는 것과 너무 적게 하는 것의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도 했다. 6월에 금리를 추가 인상할 시급성은 낮고, 물가와 고용 등 지표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은행권 불안도 언급했다. 대출 여건이 악화해 경제 성장과 고용·물가 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 결과 Fed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리를 그렇게 인상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물론 그게 어느 정도일지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캐시 보스트잔시크 내셔널생명보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앞으로 나오는 데이터를 평가하기 위해 6월에는 금리 인상을 멈추는 게 기본 시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Fed는 지난해부터 금리를 올려 16년 만에 최고치인 5~5.25%까지 도달한 상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그가 지금까지 긴축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6월 금리 향방에 어떤 힌트를 줄지 알려는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6월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약 20%포인트(33%→13%) 줄었다고 전했다.

다만 ‘피벗(통화정책 전환)’까지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파월 의장은 “우리가 줄 수 있는 지침은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해 추가 긴축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를 평가하는 데 주시할 요인을 식별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분명한 지침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월가에서는 Fed가 고수하는 인플레이션 2%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운용사 반에크는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수년 동안 3~5% 사이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 안정은 Fed의 고강도 긴축 중단에 가장 필요한 신호다. 실제로 Fed 내에서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도 물가를 이유로 ‘금리 인상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Fed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고 지표를 살필 것이라는 ‘웨이트 앤 씨(wait and see)’를 전망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Fed는 금리를 유지하면서 물가가 떨어지는 속도가 충분히 빠른지를 확인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사이클은 멈췄다고 보지만, 연내 인하 기대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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