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끼, 혈당 관리식] 중앙일보 COOKING과 아주대병원 영양팀에서 8주 동안 매일매일, 쉽고 맛있는 혈당 관리식을 소개합니다. 하루 한 끼, 나를 위해 요리하며 당뇨병 전단계(이하 전당뇨)까지 잡아보세요. 매주 토요일에는 그 주의 식단과 식단에 쓰인 식재료 이야기를 소개할게요. 우리가 먹는 식재료가 영양학적인 면에서 어떠한 효능을 가졌는지 알면, 8주간의 관리가 끝나더라도 일상에서 혈당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기름진 음식은 최소화하자
지방은 1g에 9㎉의 열량을 냅니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이 1g에 4㎉의 열량을 내는 것과 비교하면, 지방은 에너지 효율이 좋은 영양소이죠. 적은 양으로 고열량을 내는 셈이니까요. 다만 이런 점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섭취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면, 쉽게 체중이 증가할 수 있어서죠. 이렇게 체중이 늘어 과체중, 비만이 되는 경우 당뇨병 발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은 지방 섭취의 적정비율을 총열량의 15~30%로 보고 있습니다.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2022년 제5판)’에 나온 식사요법 권고안 역시, 총지방 섭취량을 에너지 섭취량의 30% 이내로 섭취하라고 말하고 있죠. 그중에서도 포화지방산 섭취량을 에너지 섭취량의 7% 이내로 줄이고, 트랜스지방산 섭취를 피할 것을 권고합니다.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이 많은 식품을 적게 먹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을 주로 섭취해야 혈당 개선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불포화지방산은 양껏 먹어도 괜찮은 걸까요? 아주대병원 영양팀 김미향 영양사는 “불포화지방도 지방의 일종이라 열량이 높다. 많이 먹으면 살이 찔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아무리 몸에 좋다는 식품이어도 과하면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죠. 이번 주도 과하지 않게, 몸에 좋은 식품을 골고루 섞어 메뉴를 구성해봤습니다. 6주에 만나볼 메인 재료는 ‘소고기・낙지・양배추・참나물’입니다.
[6주차 장보기] 소고기・낙지・양배추・참나물
여섯째 주 식단과 메인이 되는 네 가지 재료에 대해 소개합니다. 고르는 법과 보관법도 함께 알아봤습니다.
① 양질의 단백질 식품 ‘소고기’
소고기는 면역력을 올려주고 피로한 몸을 회복해주는 양질의 단백질 식품입니다. 김미향 영양사는 “양질의 단백질이란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포함돼 있고, 소화‧흡수처럼 몸에서의 생체이용률이 높은 단백질 식품을 뜻한다”고 설명합니다. 필수아미노산은 음식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죠. 채소나 과일에 포함된 필수아미노산은 양이 충분치 않거나 생체이용률이 낮은 편입니다. 이런 이유로 김 영양사는 “건강을 위해 적절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양질의 단백질 식품이지만, 소고기는 닭고기나 생선보다 포화지방이 많습니다. 김 영양사는 “붉은색 고기를 많이 먹었을 때 대장암 발병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암 예방을 위해서 일주일에 300g 미만으로 섭취할 것을 권한다”고 설명합니다. 전당뇨이거나 심혈관질환, 또는 암을 예방하려면 적당량을 지켜 섭취해주세요. 6주 식단에 나오는 ‘데리야키 소불고기’는 목심을, ‘매운 소불고기’는 앞다릿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데이터(한우 1등급 날것 100g)에 따르면 목심의 지방은 14.04g, 열량은 227kcal이고 앞다릿살의 지방은 12.4g, 열량은 200kcal입니다. 둘 다 지방이 적고 살코기가 많은 부위죠.
② 단백질 풍부하면서 포화지방‧콜레스테롤 낮은 ‘낙지’
낙지 역시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죠. 국립수산과학원 성분표에 의하면 낙지 단백질은 100g당 16.3g 정도입니다. 물론 앞서 나온 소고기의 단백질이 더 많죠. 목심이 20.8g, 앞다리가 19.7g이니까요. 김미향 영양사는 “육류는 질 좋은 단백질의 급원 식품이지만, 포화지방이 많다. 지방이 없는 살코기를 권하는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대신 낙지는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습니다. 당연히 열량도 낮습니다. 김 영양사는 “낙지 100g(작은 낙지 한 마리)은 고기 40g(탁구공 한 개)의 열량과 비슷하다”고 덧붙입니다.
낙지는 빨판의 흡착력이 강하고, 겉은 어둡고 안은 흰색을 띠는 걸 고릅니다. 손질할 때는 밀가루와 소금을 약간 넣고 잘 치댄 후에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궈냅니다. 이물질과 미끈거림을 제거하기 위해서죠. 여러 번 치댈수록 탄력이 있고 식감도 부드러워집니다. 또, 살짝 데친 후에 볶으면 조리 시 물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죠. 데친 낙지는 크기가 줄어드는데, 찬물에 담가두면 다시 탱글탱글하게 부풀어 오릅니다. 보관할 때는 살짝 데친 낙지를 냉동하면 더 나은데, 너무 오래 보관하면 맛이 떨어진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③ 당질 흡수 더디게 하는 달콤한 ‘양배추’
양배추는 브로콜리‧콜리플라워‧케일‧배추와 같은 십자화과 채소입니다. 이들 채소는 대체로 식이섬유가 풍부해 당질의 흡수를 더디게 하죠. 콜레스테롤 배출을 돕고 변비를 예방해 체중도 조절해줍니다. 이혜경 영양사는 “체중조절로 비만을 예방하는 일은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켜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또, 십자화과 채소가 함유한 글루코시놀레이트, 설포라판 같은 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은 세포 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의 염증과 손상을 예방해줍니다.
양배추는 속잎이 둥글게 꽉 찬 걸 고릅니다. 겉잎은 연한 녹색을 띠는데, 부드럽고 매끄러우며 상처가 없어야 좋은 상품이죠. 손으로 눌렀을 때 쉽게 들어가는 느낌이 있거나, 뿌리 부분을 잘랐을 때 검은점이 있거나 비어 있으면 신선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양배추는 대체로 겉잎에 농약이 묻어 있으므로 제거하는 편이 낫지만, 보관할 때는 겉잎에 싸서 보관하는 게 좋습니다. 손질할 때는 크게 4등분 한 다음 뿌리의 심지를 잘라냅니다. 식초 1스푼을 물에 풀고 양배추를 5분~10분 정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사용하세요.
④ 향이 좋은 나물 중의 나물 ‘참나물’
참나물은 독특한 맛과 향을 내는 방향 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고급 식재료로 사용해온 이유라고 하죠. 그래서인지 이름 역시 나물 중의 나물을 뜻하는 ‘참나물’입니다. 참나물에는 칼륨‧칼슘‧인 같은 무기질은 물론이고 비타민 A와 비타민 B2, 비타민 C가 많습니다. 게다가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 함량이 풍부해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참나물(야근채)을 간염과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한다고도 알려져 있죠.
제철은 봄부터 초여름이지만, 시설에서 재배한 참나물은 사철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지현 영양사는 “이물질이 없이 청결하고 잎의 크기가 일정하고 줄기는 가는 것이 좋다. 또 초록색이 선명한 게 영양성분도 많다”고 설명합니다. 사서 바로 먹는 게 가장 좋지만, 보관해야 할 때는 키친타월로 싸고 비닐에 밀봉해 냉장고에 넣으면 4~5일은 보관할 수 있습니다. 참나물을 데칠 때는 시간에 주의해야 합니다. 오래 데치면 나물이 질겨지기 때문이죠. 또 비타민 C 같은 수용성 비타민 파괴도 커질 수도 있습니다.
이세라 쿠킹 객원기자 cook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