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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역사, 여행은 여행”…MZ세대 일본관은 이미 ‘투 트랙’ [MZ세대 ‘일본 셔틀 여행’ 바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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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호 01면

SPECIAL REPORT

네온사인 야경으로 유명한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강. 한국인이 즐겨 찾는 곳이다. 김홍준 기자

네온사인 야경으로 유명한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강. 한국인이 즐겨 찾는 곳이다. 김홍준 기자

56만 명. 지난 2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규모다. 코로나19 빗장이 서서히 풀리면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28만 명. 당시 한국인 관광객 중 2030(MZ) 세대의 추정치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연령별 자료가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았지만, 현재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의 절반 가까이는 2030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JNTO에 따르면 2012~2021년 일본을 찾은 한국인 중 2030의 비율은 45.7%에 이른다.

실제 도쿄와 오사카에서 마주친 한국의 2030은 생각보다 많았다. 이들은 일본 여행의 ‘전통이자 정통’인 쇼핑과 먹을거리부터 클럽 문화를 즐기기 위해, 실내암장 체험을 위해, 그리고 시부야 스카이 등 새로 뜬 핫플레이스를 경험하기 위해 하라주쿠와 신주쿠·시부야(이상 도쿄)·도톤보리(오사카) 등의 거리를 거리낌 없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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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국 2030의 ‘활보’는 문화적 친숙함에서 비롯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30세대는 1998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후 J팝과 애니메이션·게임 등으로 이미 교감을 이룬 세대”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본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는 평가다. 한국리서치의 4월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 36.4%(전 연령대는 34.9%)가 일본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만난 이들은 “문화는 문화, 여행은 여행, 역사는 역사 아닌가”라고 기자에게 직접 말했다. 일본의 문화와 여행은 즐기되, 과거사에 대해서는 냉엄하게 본다는 말이다. 최은미 연구위원은 이를 “사고의 분리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역대 정부가 시도한 역사·정치, 문화·경제를 분리하려는 대(對) 일본 투 트랙 전략은 실패했다”며 “하지만 일본을 여행하면서도 과거사에 대해 엄격한 한국의 2030은 외교적 목표인 투 트랙 전략을 이미 일상에서 구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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