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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풀리자 수학여행 행렬, 한국 찾는 일 젊은층 크게 늘어 [MZ세대 ‘일본 셔틀 여행’ 바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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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호 11면

SPECIAL REPORT 

한국 수학여행을 위해 지난 3월 21일 입국한 일본 구마모토현 고등학생들. [뉴시스]

한국 수학여행을 위해 지난 3월 21일 입국한 일본 구마모토현 고등학생들. [뉴시스]

“한국 가고 싶어요. 정말.”

지난 10일 도쿄 신주쿠 꼬치구이 골목 ‘오모이데요코초(思い出横丁·추억이라는 뜻)’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하나(ハナ·31)씨가 말했다. 그는 친구 사이타마(埼玉·31)에게 물어봤다. “이번 주말에 같이 가 볼래?”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사이라지만, 이렇게 뚝딱 ‘가볼만한 사이’이기도 하다.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이 회복세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방문객 327만 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방한하는 해외 관광객 중 1위다. 지난해와 올해(1~3월) 15개월 간 65만 명이 찾아 미국인 관광객을 3만 명 정도 앞섰다. 올해만 보면 35만 명이 한국을 찾았는데. 2위 미국(18만명)의 두 배에 가깝다. 4년 만에 재개된 일본 학생들의 수학여행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일본 고등학생들이 찾는 수학여행 1번지(일본 고교의 17%가 방문)다. 호주(12%)보다 인기다. 일본 수학여행단은 1972년 5월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미야자키현의 고등학생 47명이 51년 전 한국에서의 외국인 단체관광의 첫발을 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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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야자키현에서 사카이 요이치로(酒井陽一郞·29)씨도 2010년과 2014년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다녀갔다. 2019년에는 개인 여행을 왔다. 명동에 그쳤던 여행은 가로수길과 신촌 등으로 넓어지더니 안목해변까지 다녀왔다. 사카이씨는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해변 카페는 진기했고 전주에서 맛본 비빔밥은 진미였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다. 미야자키현 공무원 신분으로 한일 친선교류 업무를 담당한다. 사카이씨는 “한국에서의 수학여행 경험은 이후의 개인적인 한국 여행, 그리고 내 업무에 상당한 흥미를 불러 일으킨 계기”라고 밝혔다. 시마네현에서 온 이토하라 야스우에(糸原叶恵·30)씨도 “고등학교 수학여행 당시 느꼈던 한국을 직장인이 돼서 다시 느끼고 싶어 왔다”며 “특히 BTS, 세븐틴 등 K-컬쳐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올해 1~3월 방한한 일본인 35여만 명 중 40%(14여만 명, 일본 여행사 HIS 분석)가 20대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처럼 20대가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겨울, 사카이씨의 초대로 마쓰다 유호(増田友鳳·29)씨와 다니구치 유키(谷口友規·26)씨가 한국에 왔다. 남대문과 수원 화성을 찾고 명동에서 쇼핑을 즐겼다. 이들은 “한국 수도권의 전철과 버스가 잘 연결돼 있고, 더군다나 환승 요금이라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수학여행을 한 적이 없다. 수학여행 경험자 사카이씨가 친구들을 한국 여행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조아라 한국관광문화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수학여행단은 한국 관광을 살리고 한일 관계를 다시 다질 초석이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가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일본인 관광객이 10년 전 수준인 342만 명으로 회복하면 국내 생산유발 효과는 약 5조2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최근 여행 플랫폼 아고다에 따르면 ‘한국’을 가장 많이 검색한 국가는 일본이다. 또 일본을 검색한 국가 1위는 한국이었다. 이훈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원장은 “최근 한국과 일본의 해외여행 흐름을 보면, ‘셔틀 외교’의 밑바탕이 되는 ‘셔틀 여행’으로 불러도 될 수준”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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