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 디폴트 갈림길, FOMC 회의록 공개…‘빅 이슈’ 앞둔 금융시장 긴장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40호 14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부채 한도 관련 협상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부채 한도 관련 협상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록 공개 등 굵직한 경제 일정에 국내외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자들은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한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인 17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 미 의회 지도부는 부채 한도(미국이 채권 발행 등으로 외부로부터 빌릴 수 있는 돈에 대한 법적 의무 한도)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방문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도 백악관 실무팀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및 민주당과 공화당이 부채 한도 상향 조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르면 자금 소진일인 다음 달 1일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 연방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끌어온 미국의 총 부채는 31조4000억 달러(약 4경1800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2021년 조정액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의 부채 한도는 1960년 이후 공화당 대통령 집권 때 49차례, 민주당 대통령 집권 때 29차례 각각 올랐다.

다음 주가 협상의 ‘골든타임’인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디폴트 상태가 되지 않도록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한 반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의회가 다음 달 초, 잠정적으로 1일까지 부채 한도를 올리거나 유예하지 못하면 재무부는 연방정부의 모든 의무 사항을 더는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디폴트 가능성을 강력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진 않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협상이 결국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이 타격을 입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채 한도가 오른다고 해도 국채 발행량이 늘면서 시중 통화가 증발, 사실상 통화 긴축 효과가 있어 방심해선 안 된다는 분석이다. 다음 주의 다른 주요 경제 일정도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25일에는 미국에서 지난 2~3일 열렸던 FOMC의 회의록이 공개되는 한편, 같은 날 한국에선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이달 FOMC에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이후 시장에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추이와 경기 침체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올해 마지막 금리 인상일 확률이 높다는 낙관론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연준 인사들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해 비관론이 커진 상황이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8일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할 수 있는 확실한 궤도에 올랐다는 충분한 증거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외신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금리를 약간 더 인상하는 등 일부 보험에 드는 것이 정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금리차 심화가 우려되는 한국은 일단 한은이 다음 주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 일각에선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 상무부가 16일 발표한 지난달 소매판매 지표는 당초 전망과 달리 반등했다. 이날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매상 매출은 전월 대비 0.4% 증가한 6861억 달러(약 920조원)였다. 미국에서 소매상 매출은 전체 소비 총액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미국에서 소비가 일정 부분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전체 소비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는 소매상 매출보다 보름 정도 늦게 발표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심리가 아직 위축되어 있어 증시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