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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 다한증 치료했는데...엉뚱하게 엉덩이에 '땀' 나는 이유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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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한증 바로 알기

 푹푹 찌는 여름, 땀은 덥고 습한 공기 못지않게 불쾌지수를 높이는 요인이다. 여기에 다한증 환자라면 고통이 배가 된다. 다한증은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질환이다.
통상 전신보다는 손이나 발, 겨드랑이 등 특정 부위에서 과도하게 땀이 나며 여름에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자신감 하락에 대인기피증, 강박증, 우울증까지 야기할 수 있는 다한증.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땀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질환
교감신경 변화·질병 등 원인 다양
먹는 약 등 비수술 치료 우선 적용

X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땀을 많이 흘려도 다한증이다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땀을 유독 많이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설마 나도 다한증인가’ 싶겠지만 이는 정상적인 신체 반응이다. 음식을 먹고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서다. 미각에 의해 자율신경계가 자극됐을 때도 나타나는 증상이며 자극적인 음식일수록 반응이 더 잘 일어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정진용 교수는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지나치게 땀이 난다면 다한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피부가 열기를 느끼고 체온이 37도보다 높게 올라가면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성인이 하루에 흘리는 땀의 양은 보통 600~800mL다. 일반적인 컵 3~4잔 정도의 양이다. 여름에는 1~1.5L의 땀을 배출하는데, 다한증 환자는 하루 약 2~5L의 땀을 낸다. 병원에서 볼 수 있는 수액의 양이 1L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수액 2~5개 수준의 땀을 흘리는 셈이다.

O 다한증과 액취증을 동시에 겪을 수 있다

실제로 두 질환을 모두 겪는 사람들이 있다. 액취증과 다한증은 땀과 관련됐으나 서로 다른 질환이다.

우리 몸에는 에크린선과 아포크린선이라는 두 가지 종류의 땀샘이 있다. 에크린선은 무색무취로 체온 조절과 노폐물 배출 작용을 하며 에크린선의 과도한 분비로 발생하는 질환이 다한증이다.

아포크린선은 지방산과 유기물질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고대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이준희 교수는 “아포크린선에서 배출된 땀이 세균에 의해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분해되며 발생하는 악취로 인한 질환이 액취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액취증일 경우 수술(교감신경절제술)만으로는 증상 개선 효과와 환자 만족도가 낮을 수 있어 탈취제를 사용하는 등 보조적인 요법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다한증은 특정 질환으로 야기된다

반드시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한증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뉘는데 원발성인 일차성 다한증은 온도나 감정, 교감신경 변화 등에 의해 발생한다. 이차성 다한증은 갑상샘항진증이나 당뇨 같은 내분비 질환, 신경계 질환, 암, 결핵, 가족력, 비만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차성 다한증은 6개월 이상 비정상적으로 많은 땀이 흐르면서 다음 항목 가운데 2가지 이상에 해당할 때 의심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수준 ▶가족력 있음 ▶발병 시점이 25세 미만 ▶양측성(좌우 대칭적) ▶일주일에 1회 이상 과도한 땀 분비 ▶밤에 잠을 잘 때는 땀 분비가 없음 등이다.

정 교수는 “다한증은 원인이 다양하고 증상 정도에도 차이가 있어 원인과 상태에 맞게 치료해야 개선 효과가 좋다”며 “이차성 다한증처럼 특정 질환이 원인이라면 다한증 치료와 함께 원인 질병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X 수술로만 치료가 가능하다

다한증의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수술적, 비수술적 치료 방법이 시행된다. 이 중 바르거나 먹는 약, 이온 영동 치료, 보톡스 시술 등 비수술적 치료 방법을 우선 적용한다. 이들 치료법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바르는 약은 국소 다한증에 효과적이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먹는 약은 대개 전신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사용하나 입 마름, 안구 건조, 변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온 영동 치료는 전기를 이용해 특정 부위에 일정 기간 땀이 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으로 보통 7회 이상 치료를 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보톡스 치료는 보톡스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해 증상을 호전시키는 방법이다. 시술이 비교적 간편하고 효과가 빠르지만 영구적이지 않고 6개월 정도만 지속해 꾸준히 보톡스를 맞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O 한 곳의 땀을 막으면 다른 데서 날 수 있다

만약 약·보톡스 등의 방법을 써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거나 증상이 심하다면 교감신경절제술을 고려하게 된다. 교감신경절제술은 시상하부에 열 손실 신호를 전달하는 교감신경 일부를 절제해 땀 분비를 줄이는 치료법이다. 손과 겨드랑이 다한증일 때는 흉부 교감신경을, 발 다한증일 때는 요추 교감신경을 절제한다.

이 같은 교감신경절제술은 땀 배출을 막는 데 효과적이지만 부작용으로 기존과는 다른 부위에서 땀이 배출되는 보상성 다한증을 겪을 수 있다. 가장 흔한 부위는 등과 가슴, 배, 엉덩이 등이다.

일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상성 다한증 예측 시술을 한다. 교감신경절제술로 신경을 절단하기 전 약물을 주사해 다한증을 유발하는 신경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방법이다. 수술할 때와 유사한 효과가 1~7일 정도 이어져 이 기간 보상성 다한증의 발병 여부와 부위, 정도 등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 이 교수는 “다만 기간이 일시적이고 정확도가 100%는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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