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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 대반격에 비관적…6·25전쟁 같은 '휴전' 검토 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6ㆍ25전쟁과 같은 휴전 형태로 동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년 3개월 가까이 전쟁이 장기화된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대공세 역시 러시아군에 큰 타격을 입히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이 같은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상공에서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폭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상공에서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폭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백악관과 여러 기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동결 분쟁(Frozen Conflict)’으로 전환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남·북한이나 이스라엘-시리아 간 국경지대인 골란고원, 인도-파키스탄-중국 간 국경지대인 카슈미르 지역처럼 장기적으로 분쟁을 동결하는 일종의 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공식 국경이 아닌) 잠재적 선을 설정할 위치까지 논의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는 사실상 휴전선을 이미 도상에서 계획하고 있다는 의미다.

폴리티코는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과 관련해 “키이우(우크라이나)와 모스크바(러시아) 어느 쪽도 패배를 인정할 의향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결과를 가져올 시나리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임박한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러시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지 못할 것이란 인식이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확산하면서 그런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미 정부 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바흐무트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대전차포를 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바흐무트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대전차포를 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주요국들의 표면적인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부터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전격 참석해 서방에 F-16 전투기 등 파괴력 높은 무기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이미 미국은 휴전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가 F-16 전투기 지원을 본격적으로 요청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아니다(No)”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폴리티코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검토 중인) 동결 분쟁은 미국은 물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다른 국가들에도 정치적으로 좋은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군사 충돌 횟수가 줄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비용이 감소하고 대중의 관심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1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한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1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한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결 방향성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다만,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어느 한 쪽의 군사적 승리가 아닌 협상으로 끝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와 관련, 한 당국자는 폴리티코에 “미국은 그것이 동결된 형태이든, 해빙된 형태이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 체결을 뜻하는 ‘해빙’ 가능성 등을 포함해 여러 시나리오로 내부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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