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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값 왜 더 결제됐지? 모르면 당하는 '친절 서비스' 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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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당하기 쉬운 숙박플랫폼 ‘꼼수’

온라인 여행사(OTA)가 여행업계에 첫발을 디딘 게 숙소 예약 시장이다. 지금은 글로벌 OTA가 전 세계 숙소 예약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한다. 소비자 피해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되는 여행업체도 숙박 예약 플랫폼이다. OTA의 기만행위를 사례별로 살펴보고, OTA에서 여행 고수가 부리는 기술을 정리했다. OTA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해외 숙소를 성공적으로 예약하는 방법이 의외로 많다.

독일 경제분석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온라인 숙소 예약 시장의 90%를 OTA 4대 기업(부킹홀딩스·에어비앤비·익스피디아그룹·트립닷컴그룹)이 장악하고 있다. 글로벌 OTA의 소비자 기만행위는 근본적인 대응이 어렵다. 한국 사무소가 없는 기업은 연락도 잘 안 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글로벌 OTA에서 숙소를 예약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건 취소·환불이다. 싼 가격만 보고 예약 버튼을 눌렀다가 화를 자초할 수 있다. 모든 OTA가 할인 폭이 큰 숙소는 ‘환불 불가’라고 안내하고 있어서다. 못 봤다고? 아니다. 잘 찾아보시라. 어딘가에 있다. 눈에 안 띄었을 뿐이다.

정신차려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결제 화폐다. 글로벌 OTA는 한국인 소비자를 위해 숙소 가격을 원화로 보여준다. 이 친절한 원화 서비스가 뒤통수를 친다. OTA 기본 결제 단위가 달러여서다. 다시 말해 원화로 결제하면 이중 환전이 일어나 환전 수수료가 늘어난다. 달러 결제가 유리하다. 그러나 최근엔 간편결제와 국내 신용카드 결제를 도입해 원화로 결제해도 손해보지 않도록 하는 업체가 나왔다. 트립닷컴·아고다는 카카오·네이버페이 같은 간편결제를 도입했고, 익스피디아는 2019년부터 국내 카드 결제를 허용했다.

글로벌 OTA는 예약만 해둔 뒤 숙소 체크인 시 결제하는 ‘후지불 옵션’도 운영한다. 하지만 이때 처음 가격보다 실제 청구금액이 비싸지는 경우가 많다. 주로 OTA 업체들은 “시중 환율과 다른 자체 환율을 적용한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댄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환율은 핑계일 뿐 고객을 기만하는 영업 방식”이라며 “OTA가 이런 식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상당하다”고 꼬집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리조트 피도 글로벌 OTA의 대표적인 ‘깨알 꼼수’에 해당한다. 하와이·캘리포니아·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한 미국의 관광지 호텔은 입실 수속을 할 때 ‘리조트 피’를 청구한다. 주차·무선인터넷 등 이용에 관한 추가 금액이다. 1박에 30~80달러 선이어서 액수가 만만치 않다. 일부 저가 호텔은 숙박료보다 리조트 피가 더 비싼 경우도 있다. 글로벌 OTA는 리조트 피도 최종 결제 단계에서 보일 듯 말 듯한 작은 글씨로 알려준다.

리조트 피가 책정된 숙소는 예외 없이 별도 금액을 내야 한다. 그래도 요령은 있다. 호텔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리조트 피를 면제해 주는 호텔이 더러 있다. 리조트 피가 없는 호텔 정보를 모아놓은 ‘킬 리조트 피(killresortfee.com)’ 같은 고마운 사이트도 있다.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 등 유럽에서 관광객에게 부과하는 도시세 관련 정보도 글로벌 OTA는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게 안내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 호텔가는 OTA 못지않은 가격에 객실을 판매하거나 OTA에 없는 상품을 팔기도 한다. 높은 수수료 탓에 힐튼·메리어트·아코르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뿐 아니라 롯데·신라 같은 국내 호텔도 OTA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 관계자는 “호텔 공식 홈페이지가 의외로 싼 경우가 많다”며 “이중 환전 걱정을 안 해도 되니 OTA 결제 전에 꼭 호텔 홈페이지와 비교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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