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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행 XM3 꽉꽉 채워라…‘컨테이너당 차 3대’ 마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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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르노코리아 XM3가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7일 부산 강서구 르노코리아 공장에서 XM3를 컨테이너에 싣고 있다. [사진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 XM3가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7일 부산 강서구 르노코리아 공장에서 XM3를 컨테이너에 싣고 있다. [사진 르노코리아]

지난 17일 낙동강이 보이는 부산 강서구의 르노코리아 자동차 공장. 부산에서도 ‘효자’ 상품으로 불리는 XM3(수출명 아르카나) 3대를 컨테이너 1대에 모두 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전장(길이)이 4.6m라 6.1m 길이 컨테이너에 들어가려면 중간에 한 대를 21도 각도로 기울여야 세 대를 넣을 수 있다.

이선희 르노코리아 완성차 물류 담당은 “차를 컨테이너에 넣으면 자동차 전용 선박을 이용한 운임료보다 10%를 절감할 수 있다”며 “이달부터 이런 방식으로 프랑스에 수출했는데 지역을 영국·이탈리아, 동유럽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XM3는 2020년 7월 칠레로 처음 수출된 이후 유럽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해 수출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전 세계를 누비는 XM3는 부산에서 전량 만들어진다.

XM3는 지난 한 해만 9만8861대가 수출돼 지역 경기 활성화에도 한몫하고 있다. 유럽에서 주문이 밀려오는데 자동차 전용 선박 확보가 어렵고, 물류비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부산 지역 협력업체로 구성된 르노코리아자동차협력업체협의회가 최근 정부와 지자체에 수출 지원 호소문을 제출할 정도다.

이날 르노코리아는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부산 조립 공장을 공개했다. 1997년부터 가동된 공장은 1.5㎢ 면적에 직원 22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생산 능력은 최대 30만 대다.

지난해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지분 34%를 확보한 르노코리아는 부산 공장에서 아시아 시장을 이끌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을 처음 방문한 자리에서 “지리자동차와 합작 법인이 계획대로 잘 운영되면 향후 6년간 한국에 수억 유로를 투자할 수 있다”며 “한국을 중대형 차량 수출 중심지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채택한 차 적재법.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채택한 차 적재법.

이날 르노코리아는 르노그룹의 스포츠카 ‘알핀’에 들어가는 엔진 생산 현장도 공개했다. 이해진 제조본부장은 “전 세계에서 부산 공장에서 유일하게 생산되는 엔진”이라며 “부산 공장은 르노그룹이 가진 세계 곳곳의 공장 20곳 중 품질 순위로 1~2위를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봇 자동화가 집중되는 구역은 형광등 조명 밝기를 낮춰 전기료를 절약하는 방법으로 경제성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공장 내부로 들어가니 로봇팔이 용접과 품질 관리를 모두 진행하고 있었다. 카메라와 조명을 장착한 로봇팔은 엔진을 다각도로 촬영한 뒤 스스로 불량이 있는지 판단했다. 이호식 조립공장 팀장은 “인공지능(AI)이 이미지를 분석하게 해 불량률을 더욱 낮추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다른 쪽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들어갈 배터리 조립 공장도 눈에 띄었다. 일본과 중국에서 각각 들여온 배터리를 차량에 맞게 조립하는 공정이 한창이었다. 유지원 수석은 “각국 배터리가 품질 차이는 거의 없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돌발 변수에 대비해 공급사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곳곳에는 ‘고객 최우선’ ‘최고의 고객 만족 추구’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눈에 띄었다. 직원들이 단합대회를 열고 휴식을 즐겼던 모습이 담긴 기념사진도 곳곳에 붙어 있다. 박해호 르노코리아 디렉터는 “자동차는 수출을 주도하는 국가 핵심 산업”이라며 “컨테이너 선적 문제가 효율적으로 해결돼 세계에서 밀려 들어오는 주문에 대응할 수 있다면 부산 공장을 르노의 아시아 생산 거점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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