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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지마" 할머니 목소리…아마존 추락 어린이 4명 기적 생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콜롬비아 군 당국이 수색대를 투입해 실종 아이들을 찾던 도중 발견한 가위와 머리끈 등 흔적. AFP=연합뉴스

콜롬비아 군 당국이 수색대를 투입해 실종 아이들을 찾던 도중 발견한 가위와 머리끈 등 흔적. AFP=연합뉴스

아마존 열대우림에 경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진 후 약 2주만인 17일(현지시간) 기체에 탑승했던 아이들이 기적적으로 생환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군부대가 투입돼 수색한 끝에 실종됐던 4명의 아이를 구조했다”며 “온 나라가 기뻐할 일”이라고 전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조종사를 포함한 총 7명을 태운 소형 비행기는 소도시 산호세델 과비아레를 향해 날던 중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인 카케타주 솔라노 마을로 추락했다.

이 마을엔 도로가 거의 없는 데다 카케타강 지류 2개가 합쳐지는 지형이어서 차량 이동이 거의 불가능한 곳이었다.

비행기 추락 이후 아이들의 엄마인 위토토족 원주민 여성을 포함해 성인 승객 2명과 파일럿 등 총 3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13살, 9살, 4살, 생후 11개월짜리 어린이까지 총 4명은 실종된 상태였다.

군은 헬리콥터 병력 100여명, 탐지견 등을 투입해 추락지점 인근 숲속을 수색했으나 최근까지도 유아용 젖병과 먹다 남은 과일 조각, 가위, 머리끈 등만 발견했을 뿐 아이들의 행방은 묘연했다.

군 당국은 아이들의 할머니가 원주민 언어로 “숲속에서 더 움직이지 마라”라고 소리치는 목소리를 녹음했고, 헬기 확성기를 통해 방송하면서까지 구조를 이어갔다.

지난 16일 콜롬비아 군 당국이 공개한 아마존 정글 카케타주 솔라노 마을에 추락한 비행기 사진. AFP=연합뉴스

지난 16일 콜롬비아 군 당국이 공개한 아마존 정글 카케타주 솔라노 마을에 추락한 비행기 사진. AFP=연합뉴스

사고 후 2주 가까이 흐른 이날 오전 구조대원들은 정글에서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얹어놓은 형태의 ‘대피소’를 발견했고 이곳에서 아이들을 모두 찾을 수 있었다. 다만 아이들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 등은 전해지지 않았다.

당국은 해당 기체가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직전 파일럿이 엔진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교신을 했던 사실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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