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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채용의혹 때린 전봉민 "채점표 2명 모두 상상상, 말이 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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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해킹 시도와 사무총장·차장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휘말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현안 질의를 했다. 질의에 나섰던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초선, 부산 수영)은 "보령시에 근무하다 충북 선관위에 지원했던 송봉섭 선관위 사무차장 딸과 다른 1명의 지원자는 심사위원 3명으로부터 '상'점수를 똑같이 3개 받아 채용됐다. 이런 채점이 가능한가"고 했다. 그는 또 "선관위는 국정원으로부터 통상적인 해킹 정보를 받았을 뿐 '북한'이란 통보는 못 받았다고 하나 내가 알기론 국정원이 유선전화로 '북한'임을 알렸다"며 선관위의 해명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다른 정부부처에 비해 선관위가 공고 없이 비다수인 경력직 채용을 하는 경우가 유독 많다"며"지방직 공무원이 국가기관으로 이직할 때 인사혁신처와 협의하지 않아도 되지만 다른 정부기관들은 협의하는데 선관위는 협의하지 않은 점도 주목된다"고 했다. 일문일답.

선관위 고위직 자녀 채용 맹폭 여당 의원 #송봉섭 사무차장 딸 등 2명 채점표 입수 #"평가항목 3개 다 '상', 다른 한명도 동일" #"송 차장, 이 채점표에 납득할 답변 못해" #"국정원,선관위에 전화로 '북한' 얘기했다" #17일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인터뷰 #

-선관위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과 설전을 벌였는데
 "자고 나면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양파 까듯 이어지는 상황인데도 외부 감사 대신 자체적으로  해결하려하는 분위기가 명백했다. 그래서 '나라를 만드세요'라고 일갈했다.

-현안 질의 전 선관위가 그동안 거부해온 국정원의 보안 점검을 받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는데
 "현안 질의 전 우리 당 의원들이 사전 회의를 했을 때 '이제는 선관위도 북한 해킹 문제는 국정원 도움을 받겠다고 할 것'이란 얘기가 돌았는데 막상 회의장에서 선관위 수뇌부는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왜 그랬는지 나도 의문이다."

 -북한의 해킹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보였나?
 "별로 심각하게 안 보는 것 같아 걱정됐다."

 -선관위는 "국정원이 통상적인 해킹 정보를 보냈을 뿐 북한이라 특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내가 알기로는 국정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의 공격 사실을 통보했다.  서류상으론 몰라도 유선(전화)상으로는 선관위에 '북한의 공격'이라 얘기해준 거로 안다. 또 "언제든지 필요시에는 도와주겠다"라는 공문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선관위는 자체 보안 시스템만 의존한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설혹 북한이란 말이 없었어도 일단 국정원에서 뭔가 통보해 줬으면 심각하다고 여기고 들여다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우리 행안위원들의 생각이었는데 선관위는 분명한 대답을 못 내놨다. 선관위가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국정원 보안점검 수용을 요구할 거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 보안점검 못 받는다는 입장도 강조하는데
 "선관위 업무 전반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지 않나. 북한의 해킹 공격이 어느 수준인지 인지할 수 없으니 그와 관련해 부분적으로라도 점검을 받으라는 것인데 독립성이나 정치적 중립이라는 논리 하나만으로 1963년 선관위가 문을 연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참으로 답답해서 '나라를 만드세요'라고 한 거다.

-그 말하는 순간 박찬진 사무총장 표정은

 "그냥 묵묵히 날 바라보고 있더라"

-사무총장과 차장의 자녀 특혜 채용 논란을 추궁했는데

 "본인들이 '절차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도의적인 책임에 있어선 국민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발언했다. 그 말 자체가 이 사안의 문제성을 함축한 것 아닌가. 직전 사무총장과 현 사무총장에다 차장까지 3명의 자녀가 일률적으로 지방공무원에서 선관위로 이직한 건 국민 보시기에 참 이상하지 않을까."

-두 사람에게 채용 의혹을 물어본 결과 의혹이 해소되는 답변이 나왔나
 "의혹은 해소되는 답변은 없었다. 내가 질의 도중 다고 채점표를 꺼내 들었다. 선관위에 요청한 자료인데 뒤늦게 와서 회의장에서 처음 보고 깜짝 놀랐다. 지원자가 송봉섭 차장 딸 등 2명이었는데 3명의 심사위원이 심사했다. 채점 기준이 3개 항목이었고 점수가 '상중하'로 돼 있는데 모두 '상'이었다. 두 지원자 모두 '상상상' 이었던 거다. 상식적으로 이런 채점이 나올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송봉섭 차장이 어떻게 해명을 했나
 "나는 질의 시간이 다 돼  장제원 행안위원장한테 답변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아마도 송 차장이 답변을 제대로 못 한 걸로 안다. '이런 채점이 있는 줄 몰랐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일보에서 신우용 제주도 선관위 상임위원도 아들 채용 논란이 있다고 보도했다. 전수조사나 감사원 감사 등으로 강력하게 대응해나가야 할 듯하다."

-채용 논란을 보면 하나같이 선관위 고위간부 자녀들이 지방직 공무원 하다가 선관위 경력직에 채용됐다.
 "선관위에서 경력직 채용 공고를 하지 않고 비다수인 채용을 한 경우가 7곳 9명으로 안다. 반면 외교부는 4건이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건, 금융위가 1건, 환경부 1건이다. 선관위가 유독 많은 거다. 국가기관이 경력직 공무원을 채용할 때는 인사혁신처와 협의한다. 공무원법에 그렇게 규정돼있다. 그런데 방직 공무원이 국가기관 공무원으로 채용될 때는 인사혁신처와 협의를 안 해도 되게 예외규정이 있다. 그래도 다른 정부기관은 인사혁신처와 협의하는데 선관위는 협의하지 않아 온 것으로 안다. 눈에 띄지 않는가. 그래서 앞으론 이런 예외규정을 삭제해 지방직 공무원이 중앙기관에 이직할 때도 인사혁신처와 협의하도록 할 방침이다."
 ( 이 인터뷰는 17일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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