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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이화영 혐의…檢 ‘李 관련성’ 압박 수위 높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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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사외이사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비비안 행사장에서 촬영한 사진. 독자 제공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사외이사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비비안 행사장에서 촬영한 사진. 독자 제공

 뇌물수수 등 4개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60)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죄목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제3자뇌물제공)과 사건 관련자들에 거짓말을 부탁한 행위(위증교사)를 처벌하려는 수사가 진행중인 와중에 17일 새벽 구속된 최측근 신모(60)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혐의에도 공범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 전 국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이 전 부지사와 함께 경기도의 대북사업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날 신 전 국장과 이 전 부지사를 오전부터 불러 모르쇠로 일관해 온 이들의 입을 열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 공무원 반대에도 “북에 금송·밀가루 보내”

 검찰이 신 전 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적용한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지방재정법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7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검찰은 2019년 경기도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을 통해 북한에 금송 묘목과 밀가루를 보내려고 한 것과 관련해 신 전 국장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지방재정법위반 등 3개 혐의를 적용했다. 경기도 산림과가 “금송은 정원수라, 산림녹화용으로 부적절하다”며 반대의견을 냈지만 신 전 국장은 “북한의 지원 요청이 있었다”는 이유로 묵살했다는 이유에서다. 신 전 국장은 북한에 묘목을 지원하기 전 열린 남북교류협력기금 운용심의위원회에도 “금송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금송을 김성혜 북한 아태위 실장의 요청에 의한 ‘뇌물’로도 보고 있다.

밀가루 지원도 공무원들이 “북한에 실제로 밀가루가 전달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업 중단을 요구했지만 신 전 국장 등은 “예정대로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 전 국장은 검찰 조사에서 “정책적 판단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를 신 전 국장의 직권남용 등 혐의의 공범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 전 국장에 대한 수사가 진전되면 이 전 부지사의 혐의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2019년 4월 경기도가 아태협과 함께 추진한 북측 어린이 간식 및 묘목 지원사업 기념 사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오른쪽이 안부수 아태협 회장, 왼쪽이 구속된 신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이다. 아태평화교류협회 홈페이지

2019년 4월 경기도가 아태협과 함께 추진한 북측 어린이 간식 및 묘목 지원사업 기념 사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오른쪽이 안부수 아태협 회장, 왼쪽이 구속된 신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이다. 아태평화교류협회 홈페이지

 신 전 국장은 이 전 부지사가 설립한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상임부회장 등을 지낸 이 전 부지사의 ‘오른팔’이다. 2020년 말 경기도를 나온 뒤 동북아평화경제협회로 돌아가 사무처장직을 수행했다.
경기도는 2021년 ‘한반도 평화체제 2.0 및 DMZ 접경지역에 대한 경기도의 미래연구’라는 제목의 연구용역을 동북아평화경제협회에 발주했는데, 이 사업은 신 전 국장이 퇴직 전 결재한 사업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신 전 국장에게 공직자윤리법위반 혐의까지 적용한 이유다.
신 전 국장은 퇴직하기 전 경기도 대북사업 관련 서류를 빼돌리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경기도 공무원에게 연락해 자료를 빼낸 혐의도 받고 있다.

이화영은 ‘머리’, 신 전 국장은 ‘손·발’

 신 전 국장은 이 전 부지사와 한 몸처럼 움직여 왔다. 이 전 부지사가 2019년 1월과 5월 중국에서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 아태위) 부실장 등 북한 측 인사를 만날 때도 동석했다.
이 전 부지사가 ‘모르쇠’로 일관하더라도 신 전 국장이 입을 연다면 수원지검은 대북송금 수사의 맥이 트일 수도 있다. 경기도 한 관계자는 “이 전 부지사가 계획안을 내는 ‘머리’라면 신 전 국장은 실무를 책임지는 ‘손·발’이었다”며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신 전 국장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긴 했지만 구속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검찰이 구속된 두 사람에게 혐의를 무더기로 적용한 것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대북송금 사건의 연관성을 보다 명확히 할 수 있는 진술을 얻기 위한 ‘압박 카드’라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국외출장보고서에 담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등과의 2019년 1월 중국 선양 출장 당시 만찬 사진. 경기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국외출장보고서에 담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등과의 2019년 1월 중국 선양 출장 당시 만찬 사진. 경기도

 이 전 부지사의 주변인들에 대한 조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미 3차례 조사한 이 전 부지사의 측근 여성 A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쌍방울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A씨는 현재 업무상 배임 방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 등의 수수)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된 상태다.

검찰은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연예기획사에서 근무한 이 전 부지사의 아들의 취업도 쌍방울 측 제공한 뇌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 검토도 진행중이다.
검찰 주변에선 이 전 부지사의 부인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위한 증거를 최대한 끌어모으려고 하는 것 같다”며 “이 전 부지사도 적잖이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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