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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교안보 투톱 "유일 경쟁자는 中…대북제재 이행 방해도"

중앙일보

입력

“중국은 미국의 유일한 경쟁자다.”

미국의 외교ㆍ안보 수장들이 이처럼 중국에 대한 경계감을 재차 드러내면서 중국의 대북제재 방해 행위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 상원 세출위원회가 주최한 ‘미ㆍ중 관계 및 미국의 안보ㆍ경쟁력’을 주제로 한 2024회계연도 예산 관련 청문회에 참석해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16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미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미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은 독재주의적 기호에 맞게 국제체제를 재편할 의도와 점증하는 역량을 모두 가진 우리(미국)의 유일한 경쟁자”라면서 “중국 문제는 범정부적인 노력을 통해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민주주의적 가치와 경제적 활력, 기술적 역동성, 외교적 영향력, 군사력 등 미국의 핵심 강점을 통해 이런 역사적인 과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도 “중국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도전”이라며 “중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하고 번영하는 국제질서를 위한 우리의 비전에 도전할 의도와 점증하는 역량을 가진 나라”라고 미ㆍ중 전략경쟁 상황을 설명했다.

청문회에선 대만을 에워싼 무력시위 등 최근 들어 급증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강조됐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북한을 의도적으로 지지하는 듯한 군사적 움직임에 주목했다.

지난 1월 31일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제42함대 소속 장병이 함정 위에서 전투 훈련 중 기관총을 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1월 31일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제42함대 소속 장병이 함정 위에서 전투 훈련 중 기관총을 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그는 “중국군이 유엔의 대북제재 이행을 돕는 항공기를 괴롭히는 등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국제 공역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항공기를 상대로 위험한 방해 행위를 거듭해왔다”고 밝혔다. 다만, 오스틴 장관은 구체적인 사례는 거론하지 않았다.

오스틴 장관은 또 대만에 대한 추가 군사지원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대만의 자체 방위를 위해 미국의 지원은 핵심적”이라며 “정부는 이를 밀어붙이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며 (대만 방위를 위한) 국방자원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며 “비대칭 전력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소규모 군대(우크라이나군)가 대규모 병력(러시아군)에 맞서 훌륭히 자신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ㆍ중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돼 있다는 세간의 지적과 관련해선 “우리는 중국을 봉쇄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동맹국이나 협력국들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포괄적인 무역ㆍ투자 관계를 계속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매력적인 선택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미ㆍ중이 국제질서의) 정상화를 향한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면 그것은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9일 대만을 작전구역에 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속 전투기 조종사가 대만 섬 주변에서 전투 준비 순찰 및 군사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달 9일 대만을 작전구역에 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속 전투기 조종사가 대만 섬 주변에서 전투 준비 순찰 및 군사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블링컨 장관은 “미ㆍ중이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는 방식으로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적 이익”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對)중국 수출통제가 미국의 무역 이익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감추진 않았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투자, 조율, 경쟁을 위해 정부의 포괄적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기회를 가졌다”며 “초당적인 반도체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의 노력으로 미국에서 역사적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날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지난해 10월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이후) 수출통제 목록에 오른 단체(기관·업체)는 총 2400곳”이라며 “(제재 대상 중) 중국과 러시아가 상위 2개국”이라고 밝혔다.

“북ㆍ튀르키예 미사일 기술이전 논의”

한편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과거 북한이 튀르키예와 탄도미사일 기술 이전을 논의했다는 유럽 비영리 연구단체 ‘노르딕 모니터’의 분석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책임자인 북한군 장성이 1990년대에 튀르키예를 비밀리에 방문해 튀르키예 군 당국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1990년대에 튀르키예와 탄도미사일 기술 이전을 논의했다는 튀르키예 내 법정 진술이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2021년 3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처음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을 발사할 당시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1990년대에 튀르키예와 탄도미사일 기술 이전을 논의했다는 튀르키예 내 법정 진술이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2021년 3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처음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을 발사할 당시 모습. 연합뉴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2월 튀르키예의 한 무기 밀거래 업자가 자국 법정에서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자는 재판부에 “당시 아흐멧 초렉치 튀르키예군 부참모장이 북한으로부터 무기와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라는 명령을 내렸다”며 “북한 장성이 주중국 튀르키예대사관을 통해 특별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한 질의에 튀르키예의 주미 대사관과 주유엔 대표부는 16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다고 RFA는 전했다. 튀르키예는 2001년 북한과 정식 수교했지만, 따로 평양에 대사관을 두지 않고 주한 대사관이 북한 관련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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