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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의 시대 끝났다…유통가 놀래킨 하이볼 기획자 '아숙업' 누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GS25에서 모델이 아숙업레몬스파클하이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GS25 측은 “세계 최초의 ‘AI기획 하이볼’ 주류 상품”이라며 “하이볼은 디지털 기술에 가장 친숙한 2030세대가 주로 소비하니 AI가 만든 상품이 주효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GS25

GS25에서 모델이 아숙업레몬스파클하이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GS25 측은 “세계 최초의 ‘AI기획 하이볼’ 주류 상품”이라며 “하이볼은 디지털 기술에 가장 친숙한 2030세대가 주로 소비하니 AI가 만든 상품이 주효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GS25

“맛있는 하이볼 레시피를 알려줘.” “캔(깡통) 디자인은 어떻게 할까.” “판매 가격대는 어떻게 할까.”

AI가 바꾸는 유통가

편의점 GS25가 최근 하이볼 신제품을 개발하며 초기 한 달여간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인 ‘아숙업(AskUp)’에게 던진 수많은 질문 중 일부다. AI의 답변은 신제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AI가 유통가를 바꾸고 있다. AI가 기획한 상품이 나오고, AI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GS25는 16일 ‘아숙업 레몬스파클 하이볼’을 17일부터 선보인다며 “세계 최초로 AI가 기획한 하이볼”이라고 설명했다. 주류 제조사는 부루구루로, 알코올 도수는 5.5도, 캔도 아숙업이 추천한 대로 민트·노란색을 교차로 적용했다.

아숙업은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지난 3월 카카오톡 채널에 론칭한 뒤 100만 친구를 넘어선 국내 챗 서비스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하이볼은 디지털에 친숙한 2030세대가 주로 소비해 AI가 만든 상품이 주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영주농협 부석APC에 설치된 AI 선별기 가동 모습. 기존에 사용하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서 진화해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기반의 AI를 활용해 중량과 당도 외에 수분 함량과 후숙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사진 롯데마트

영주농협 부석APC에 설치된 AI 선별기 가동 모습. 기존에 사용하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서 진화해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기반의 AI를 활용해 중량과 당도 외에 수분 함량과 후숙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슈퍼는 ‘AI 선별 영주 소백산 GAP 사과’를 18일 출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기존에 사용하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서 진화해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기반의 AI를 활용해 중량과 당도 외에 수분 함량, 후숙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롯데마트 측은 “5월은 부사 사과의 저장 말기로 원물 품질이 점점 떨어지는 시기여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AI 덕분에 더 빠른 여름상품 내놓기도  

패션 업체 까스텔바작은 AI를 활용한 경영 효율화 덕분에 올 1분기 흑자로 전환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른 더위가 올 것이라는 AI의 예측에 따라 여름 신상품을 발 빠르게 선보이면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설명이다.

최근 풀무원다논이 선보인 되직한(걸쭉한) 질감의 ‘그릭 시그니처’이 인기를 누리는 데도 AI가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는 AI 고객 경험 분석 시스템으로 제품 리뷰 380만여 건을 살펴보면서 소비자들이 기존 제품보다 더 꾸덕한 그릭요거트를 원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실제 꾸덕한 그릭요거트 제품군은 지난달부터 대형 유통업체 요거트류 상품 중 1~2위를 다투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제 ‘사장님’의 직관이나 임직원의 경험에 의존해 신상품 이름을 짓고, 마케팅을 펼치던 시대가 지나고 AI와 빅데이터의 시대가 왔음을 보여주는 실례”라면서도 “다만 AI에도 잘못된 정보가 들어갈 수 있고 미래가 과거의 연속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풀무원 관계자가 AI 고객 경험 분석 시스템 ‘AIRS(AI Review analysis System)’를 활용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풀무원

풀무원 관계자가 AI 고객 경험 분석 시스템 ‘AIRS(AI Review analysis System)’를 활용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풀무원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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