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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모습 보여주며 호기심 유발…여고생에 필로폰 판 일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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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고등학생에게 필로폰을 제공해 투약하게 하고 여러 차례 판매한 대구 지역 마약 판매상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홍완희)는 여고생에게 필로폰을 제공해 투약하게 한 혐의 등으로 대구 지역 주요 마약판매상을 적발해 8명을 구속 기소하고 마약을 투약한 여고생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미성년자 A양(18)은 고등학생 신분이었던 지난해 5월 마약 판매상 B씨(45)와 함께 승용차 안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다. 이 차는 다른 마약 판매상인 C씨(24)와 D씨(27·여) 소유다. A양은 아는 사람 소개로 마약 판매상을 만났다고 한다.

검찰 조사 결과 마약 판매 조직 중 한 명인 E씨(25·여)가 앞서 A양에게 자신들이 필로폰을 투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호기심을 유발한 뒤 필로폰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이들은 A양에게 필로폰을 여러 차례 판매해 마약에 중독되게 만들었고, A양은 아르바이트해 번 돈으로 필로폰을 구매했다.

대구지검이 구속기소한 대구 지역 마약 판매 조직원 자택에서 발견된 일회용 주사기 모습. 사진 대구지검

대구지검이 구속기소한 대구 지역 마약 판매 조직원 자택에서 발견된 일회용 주사기 모습. 사진 대구지검

검찰 관계자는 “마약 판매 조직이 강제적으로 A양에게 마약을 투약시킨 것은 아니지만, A양은 검찰 조사에서 ‘나는 필로폰이라는 것을 몰랐는데 투약 모습을 보여주고 마약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권유를 해왔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또 마약에 중독된 A양은 마약 유통 과정에 가담하라는 마약 판매 조직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 A양은 마약 판매 조직과 함께 차에 탑승해 마약 운반 역할 등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양 필로폰 투약 사건을 수사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판매 조직 윗선을 밝혀냈다. 지난해 A양 필로폰 투약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A양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한 결과 일부 조직원이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에게 마약을 공급한 윗선과 마약을 산 투약 사범도 밝혀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검찰은 마약 판매 조직원 8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한편 미성년자에게 마약류를 제공하면 가중처벌한다는 규정도 적용했다. 미성년자에게 마약류를 제공하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 등 중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마약을 외국으로부터 밀반입해 유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F씨(53) 등 다른 조직원 여죄가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대구에 마약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과거보다 클럽 등지에서 훨씬 마약을 구하기 쉬워졌고 클럽 안에서도 투약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10대는 마약 중독성이 더 강하기 때문에 좀 더 철저히 수사해 가장 무거운 형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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