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죽여버리겠다”는 절규…中 불안이 만든 ‘장진호 국뽕’

  • 카드 발행 일시2023.05.16

World View

중국 인터넷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를 검색하면 숨이 턱턱 막힌다. 이른바 미국의 ‘침략’을 비난하고 중국의 ‘위대한 승리’를 찬양하는 글들로 도배돼 있다. 댓글에는 “방쯔(棒子·한국인을 비하하는 말)는 떠나라”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비방이 이어진다. 셀 수 없이 많은 매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비방 기사들, 인해전술이란 말이 절로 떠오른다.

지난 국빈 방미 기간 중 ‘장진호 전투의 기적’을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을 놓고 중국은 경기 들린 듯 반응했다. 관변 매체는 무례하게도 한국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을 내놨다. 중국 외교부는 윤 대통령의 40분간의 미 의회 연설 중 이 대목만 콕 집어 중국 기자를 시켜 질문하게 했고, 기다렸다는 듯 비난을 퍼부었다. 이번에도 중국은 지구촌을 이끄는 대국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외려 중국의 험한 말은 북한을 닮아가고 있다. 중국의 전랑 외교에서 외교는 사라지고 늑대만 남았다.

중국은 왜 장진호 얘기에 흥분할까. 왜 73년 전 6·25전쟁의 항미원조를 현재로 끌어와서 애국주의 결집에 나서는 걸까.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관계가 눈부시게 확장했지만 한·중 관계의 근본적 문제는 이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미·중 갈등 속 항미원조를 다시 꺼내든 건 다른 분야에선 자국민을 결집할 성과를 내기 어려운 중국의 불안감을 방증한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항미원조를 끌어오며 6·25전쟁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먼저 장진호 전투 연설을 놓고 중국 매체가 어떤 보도를 내놨는지 보자. 국내에서도 알고는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