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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지진에 "비상식량 쟁이자"…22일간 16번 흔들린 동해 공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관계자들이 지진 발생 위치 및 진도 분석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관계자들이 지진 발생 위치 및 진도 분석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한반도서 규모 4.0 넘는 지진 '처음' 

강원 동해상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규모 4.0을 넘는 지진이 발생한 건 처음이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7분쯤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32㎞로 추정됐다.

기상청은 지진파 가운데 빠른 P파만을 토대로 애초 지진 규모를 4.0으로 추정해 진앙 반경 80㎞ 내 지역에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이후 추가 분석을 거쳐 규모를 4.5로 상향 조정했다. 진앙 위치도 ‘동해시 북동쪽 59㎞ 해역’에서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으로 조정했다.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9km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칠보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지진 대피 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9km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칠보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지진 대피 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4월 말부터 동해에서만 16건 지진 

흔들림이 어느 정도였는지 나타내는 계기 진도는 강원과 경북에서 3이고 충북에서 2로 추산됐다.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 사람이 현저히 느끼고 정차한 차가 흔들리는 정도'이다. 2는 ‘조용한 곳에 있거나 건물 위층 소수의 사람은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집이 흔들렸다” “무슨 일이 생겼느냐” 등 신고가 동해 8건, 강릉 6건, 삼척 4건 등 총 18건 접수됐다. 다행히 피해 발생 신고는 없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진 강도 점점 강해져 "비상식량 비축해야 하나"

지난 4월 23일 동해시 북동쪽 60㎞ 해역에서 규모 2.7 지진이 발생한 이후 이날까지 동해시 지역과 해역에서만 16건 발생했다. 앞서 지난 14일 동해시 북동쪽 51㎞ 해역에서 규모 3.1 지진이 났고, 10일엔 동해시 남쪽 4㎞ 지역과 남남동쪽 4㎞ 지역에서 각각 규모 2.5 지진이, 8일엔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과 동해시 남남동쪽 4㎞ 해역에서 규모 2.1과 2.5 지진이 각각 발생했다.

동해시 묵호동에 사는 이형국(50)씨는 “출근 준비를 하는데 바닥이 흔들려 밖에 나와보니 주민이 모여 추가로 또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며 “지진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어 걱정이 많다. 가까운 경북 울진에 원전과 가스시설 등이 있어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묵호동 주민 조영제(69)씨도 “아침에 일어나 마당에 있는데 갑자기 마당 전체가 흔들려 깜짝 놀랐다”며 “집에 있던 가족들도 모두 지진을 느끼고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동해시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픈 채팅방에선 비상식량을 비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북평동에 사는 김모(36)씨는 “지진이 너무 자주 발생하다 보니 혹시나 일본처럼 큰 지진이 발생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며 “동해시 오픈채팅방에서 '지진은 예측이 불가능하니 미리 비상식량을 챙겨놓자'는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강원도 '지진 발생 추이 면밀히 모니터링'

잇단 지진 발생에 김진태 강원지사는 지진 발생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만약의 사태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동해시 북쪽 단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진 발생 지점이 동해 후포단층과 울릉단층 등과는 거리가 있어서다.

부경대 환경지질학과 김영석 교수는 “지금까지 발생한 지진은 북동쪽에서 발생했다. 울릉단층 북쪽 끝부분에서 북동으로 가는 단층이 있는데 이 단층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단층은 국내엔 보고된 사례가 없어 찾아보니 일본 학자가 보고한 자료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번 지진이 난 곳이 큰 단층과 연관이 있어 단층이 활성화되면 규모 6의 지진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9km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칠보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지진 대피 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23.5.15   xanad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9km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칠보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지진 대피 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23.5.15 xanad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응력 해소 안 됐으면 여진 이어질 것" 

한국지질연구원 조창수 지진연구센터장은 “이번 지진은 후포단층과 거리가 있고 울릉단층과도 연관성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진앙이 깊은 곳에 있다 보니 정확한 단층면을 모르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지진은 응력(應力)이 집중되는 곳에서 발생한다. 단층이 비틀리거나 깨지면서 발생한 응력이 누적됐다가 순간적으로 방출되는 것을 지진이라고 하는데 응력이 모두 해소될 때까지 계속된다. 큰 지진 한번으로 응력이 모두 해소되지 않아 계속되는 것을 ‘여진’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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