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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캡슐에서 최장기간 버틴 美교수 "가장 그리운 건 일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3일 플로리다주 해양 공원 9m 깊이 해저 캡슐에서 그의 상태를 확인하러 온 스쿠버 다이버 테인 밀호안(왼쪽)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의학 연구원 조셉 디투리 박사. AP=연합뉴스

지난 13일 플로리다주 해양 공원 9m 깊이 해저 캡슐에서 그의 상태를 확인하러 온 스쿠버 다이버 테인 밀호안(왼쪽)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의학 연구원 조셉 디투리 박사. AP=연합뉴스

바닷속 캡슐에서 수압 조절 없이 두 달 반을 버틴 미국 교수가 수중 생활 중 가장 그리운 것으로 ‘태양’을 꼽았다.

14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잠수 전문가이자 대학 부교수인 조셉 디투리는 플로리다주 해양 공원의 9m 깊이에 잠긴 캡슐에서 전날까지 총 74일을 지냈다.

2014년 같은 장소에서 다른 교수 2명이 함께 세운 73일 2시간 34분을 넘어선 최장 기록이다. 지난 3월 1일 바닷속으로 처음 들어간 디투리는 새 기록을 세운 데 멈추지 않고 ‘100일간의 수중 생활’에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디투리의 이번 도전은 화성 탐사를 준비하는 우주 비행사 등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사우스플로리다대 부교수인 그는 인체가 극심한 압력에 장기간 노출될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모니터링 중이다. 디투리는 수중 압력 증가가 오히려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고 한다.

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의료진은 주기적으로 다이빙을 해 디투리의 정신적·신체적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디투리는 혈액, 초음파, 심전도 검사에 이어 심리검사까지 완료한 상태다. 심리학자·정신과 의사 등은 장기간 고립된 환경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추가로 기록하고 있다.

캡슐 안에서 창 밖 바닷속을 내다보고 있는 디투리 박사. AP=연합뉴스

캡슐 안에서 창 밖 바닷속을 내다보고 있는 디투리 박사. AP=연합뉴스

물리적으로는 인간 사회에서 떨어져 있지만 그의 바닷속 일상은 지상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디투리가 생활 중인 9㎡(2.7평) 캡슐에는 침대, 변기, 책상 등이 있고 바닷속을 내다볼 수 있는 창문이 달렸다. 그는 캡슐 안에서 전자레인지로 달걀, 연어 등을 조리해 먹고 매일 팔굽혀펴기 같은 운동을 하며 낮잠을 한 시간 정도 잔다.

디투리는 또 온라인 수업으로 2500여명의 대학생에게 생의학 강의를 하고 언론 인터뷰 등을 이어가며 외부와 소통해왔다.

디투리는 바닷속 생활에 만족한다면서도 한 가지 그리운 것은 일출을 바라보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 밖에 있던 때 가장 그리운 것은 말 그대로 태양”이라며 “태양은 내 인생에 중요한 것이었다. 보통 오전 5시에 헬스장에 다녀와서 일출을 바라보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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