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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로 시작, 임성재로 끝났다…5타차 역전 드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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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3년 7개월 만에 국내 무대를 찾은 임성재가 14일 끝난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밟았다. 2019년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KPGA 코리안 투어 2승째다. 나흘간 열린 이번 대회에는 2만여 명의 갤러리가 경기장을 찾아 임성재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사진 KPGA]

3년 7개월 만에 국내 무대를 찾은 임성재가 14일 끝난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밟았다. 2019년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KPGA 코리안 투어 2승째다. 나흘간 열린 이번 대회에는 2만여 명의 갤러리가 경기장을 찾아 임성재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사진 KPGA]

3년 7개월 만의 ‘국내 나들이’는 완벽에 가까웠다. 1만 명이 넘는 갤러리 앞에서 화려한 이글 쇼를 선보이더니 마지막 홀에선 멋진 벙커샷에 이어 극적인 역전 드라마로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 남자골프를 대표하는 임성재(25·CJ)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에서 다시 정상을 밟았다.

임성재는 14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 골프장에서 열린 우리금융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인 끝에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최진호(39)에게 5타 뒤졌지만, 마지막 날 후반 승부처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5타를 줄이면서 우승상금 3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임성재는 2019년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이후 3년 7개월 만에 코리안 투어 2승째를 올렸다. 자신의 후원사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정상을 밟아 더욱 뜻깊었다.

이번 대회는 임성재로 시작해서 임성재로 끝났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임성재는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 출전하려고 했지만, 대회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는 코로나가 잦아든 올해 3년 7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해 또다시 우승을 거머쥐었다.

PGA 투어에서 통산 2승을 거둔 세계랭킹 18위 임성재를 보기 위해 페럼 골프장에는 나흘간 2만여 명의 갤러리가 몰려들었다. 마지막 날에는 1만1213명이 찾아 그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3년 7개월 만에 국내 무대를 찾은 임성재가 14일 끝난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밟았다. 2019년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KPGA 코리안 투어 2승째다. 나흘간 열린 이번 대회에는 2만여 명의 갤러리가 경기장을 찾아 임성재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사진 KPGA]

3년 7개월 만에 국내 무대를 찾은 임성재가 14일 끝난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밟았다. 2019년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KPGA 코리안 투어 2승째다. 나흘간 열린 이번 대회에는 2만여 명의 갤러리가 경기장을 찾아 임성재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사진 KPGA]

경기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다. 11언더파로 단독선두를 달리던 최진호가 234야드 거리의 3번 홀(파3)에서 ‘양파’로 불리는 트리플보기를 범하면서 흔들렸다. 티샷이 짧은 데다 잇따른 어프로치 실수로 단숨에 3타를 잃었다. 그는 4번 홀(파4)에서도 보기를 기록해 8언더파 이준석에게 단독선두를 내줬다. 이후 이준석은 안전한 파 행진으로 1위를 지켜나갔다.

그러나 후반 들어 경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전반 1오버파로 부진하던 임성재가 살아났다. 파4 11번 홀에서 1타를 줄인 뒤 12번 홀(파5·598야드)에서 천금 같은 이글을 잡았다. 12번 홀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긴 홀. 임성재는 호쾌한 드라이브샷으로 292야드를 날려 보냈다. 이어 홀까지 288야드가 남겨놓은 상황에서 3번 우드로 그린을 공략한 뒤 약 3.2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2타를 줄였다. 이어 13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면서 이준석과 9언더파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이때부터 승부는 임성재와 이준석의 맞대결 양상이었다.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갈렸다. 임성재가 멋진 벙커샷으로 홀 1.6m 거리에 공을 붙여 버디 찬스를 잡았다. 그러자 앞서 투온에 성공한 이준석도 임성재의 마크 바로 앞으로 공을 붙였다. 먼저 퍼터를 잡은 임성재는 침착하게 버디를 낚았다. 그러나 이준석은 1.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승부가 갈렸다.

임성재는 “전반에는 경기가 잘 안 풀렸다. 후반을 앞두고 리더보드를 봤더니 선두와 타수 차이가 크지 않더라. 이때부터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면서 “이번 대회 내내 정말 많은 갤러리가 와주셨다.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힘이 났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출전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번 우승으로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일 바로 출국해서 18일 개막하는 PGA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다. 많이 피곤하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수원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선 임진희(25)가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역전 우승했다. 통산 3승째.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쐐기 버디를 잡아 14언더파의 박지영(27)을 제쳤다. 마수걸이 우승을 노렸던 루키 방신실(19)은 막판 잇따른 샷 실수를 범해 합계 13언더파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임성재는…

생년월일 : 1998년 3월 30일
키·체중 : 1m80㎝·82㎏
프로 입문 : 2016년
통산 우승 : 코리안 투어(2019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2023년 우리금융 챔피언십), PGA 투어(2020년 혼다 클래식, 2021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수상 경력 : 2018~2019 PGA 투어 신인왕, 2018 PGA 2부 투어 신인왕·올해의 선수상
남자골프 세계랭킹 : 18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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