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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배 뛴 메콩코인, 지갑은 최소 4개…자꾸 터지는 '김남국 코인'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7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인 의심거래를 검찰에 통보한 후, 김 의원이 보유했다는 코인의 종류와 매수·매도 시기 등에 대한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 코인 거래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검찰이 지난해 김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로 입건한 후 김 의원 코인 지갑에 대해 두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점점 다양해지는 ‘김남국 코인 거래’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9일 저녁 의원실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9일 저녁 의원실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현재까지 가상자산 업계에서 김 의원의 것으로 특정된 코인 지갑은 총 3개다. 업비트와 클립, 위믹스월렛이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3개의 지갑 중 하나인 ‘클립’의 실명거래 확인서 등을 공개했지만,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당시 김 의원이 공개한 정보를 역추적해 추가로 2개의 지갑을 더 찾아냈다. 이 사안에 대해 자체 진상조사에 들어간 민주당은 김 의원의 지갑이 최소 4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의원이 그간 거래했다는 코인의 종류와 거래 횟수 등도 점점 늘고 있다. 12일 가상자산 커뮤니티 ‘코인사관학교’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도중에도 코인을 매매했는데, 오후 2시 32분 위믹스, 2시 33분 폴리곤, 2시 34분 젬허브를 매도한 뒤 클레이스왑을 매수했다. 코인사관학교 운영자 변창호씨는 “본인 명의를 빌려준 것이 아니라면 실시간으로 본인이 매매한 것이 맞다”며 “(거래가 이뤄진 건) 의혹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국내 대체불가토큰(NFT) 프로젝트인 ‘메타콩즈’에도 4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탐색기인 클레이튼스코프 등을 보면 김 의원은 지난해 2월 16일 약 5만7000개의 메콩코인을 매수했다. 당시 거래가격은 6800원 수준으로 투자금이 약 3억9000만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 의원이 사들인 뒤 메콩코인 가격은 1만7000원대로 2.5배 급등해 평가액이 10억원 가까이로 뛰었다. 다만 김 의원은 고점에서 이익을 실현하지는 못하고 이후 2주에 걸쳐 3만6000여개의 코인을 분할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 후 가격 급등…“상장정보 취득 후 선취매 의심”

김 의원이 지난해 4월21~26일 비상장 코인인 마브렉스를 매집한 후 상장일인 5월6일 가격이 급등했음을 보여주는 차트. 코인사관학교.

김 의원이 지난해 4월21~26일 비상장 코인인 마브렉스를 매집한 후 상장일인 5월6일 가격이 급등했음을 보여주는 차트. 코인사관학교.

김 의원의 코인 거래와 관련한 의문점들도 계속 늘고 있다. 김 의원 매수 후 메콩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과 관련해선 상장정보 등이 유출됐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다만 메콩코인의 발행 주체인 메타콩즈의 모회사 멋쟁이사자처럼(대표 이두희)은 이날 “김 의원의 메콩코인 거래 시점(지난해 2~6월)은 멋쟁이사자처럼의 메타콩즈 경영권 인수 전”이라고 선을 그었다.

멋쟁이사자처럼 측은 그러나 김 의원이 메콩코인 채굴권과 신규 NFT 발급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메타콩즈 NFT’ 보유 없이 메콩코인에 거금을 투자한 데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김 의원이 시세차익을 염두에 두고 상장도 되지 않은 가상자산을 보유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코인사관학교에 따르면 김 의원은 넷마블의 코인 마브렉스 1만9000여개를 지난해 4월 21~26일까지 매집했다. 마브렉스가 5월 6일 상장된 걸 고려하면 보름 전부터 매입에 들어간 셈이다.

마브렉스는 상장 3일 전 4만1745원으로 저점을 찍고, 상장 당일 6만9336원까지 약 66.1% 급등했다. 코인사관학교 변창호씨는 이를 두고 “상장 정보를 알고 선취매를 했다고 의심받을 만한 정황”이라며 김 의원의 투자액을 7억5000만~10억원 수준으로 분석했다. 다만 마브렉스 역시 상장 이후 가격이 내려가 김 의원은 3~5만원대에 매수한 코인 대부분을 1~3만원대에 분할 매도해야 했다.

해명과 배치되는 의혹들…이해충돌도 관건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와 김남국 의원 코인 진상조사단 팀장인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이 12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진상조사팀 중간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와 김남국 의원 코인 진상조사단 팀장인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이 12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진상조사팀 중간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밖에 지난 8일 김 의원의 해명과 배치되는 내용의 의혹들도 계속 제기되는 중이다. ▶김 의원이 2021년 2월초 LG디스플레이 주식 매도대금 9억9000여만원으로 투자한 코인이 위믹스가 아닌 비트토렌트이고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 코인이 당초 알려진 약 80만개가 아니라 약 127만개(최대 85억원 상당)인 점 ▶김 의원이 위믹스를 보유하면서도 게임 관련 코인에 호재로 작용할만한 내용의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 암호화폐 소득 과세 시기를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 등이 골자다.

한편 위믹스가 지난해 10월 공시 없이 유통량을 늘린 사실이 발각돼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것 관련, 피해를 본 위믹스 투자자들은 지난 11일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위믹스 발행·판매 과정에서 발행한 유통량 허위공지 등이 자본시장법 위반과 사기에 해당하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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