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객에 세금 8170원? 원전 안전세도 검토…지자체들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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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외지인이 제주에 발을 디디면 돈을 내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소재지와 인접한 자치단체에도 재정 지원을 해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화력발전소가 없어지면 일자리 감소 등으로 손해가 발생하니 지원금을 계속 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 지자체가 세금 유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정 확충을 시도하고 있다.

연휴 첫날인 지난 5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항공기들이 운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휴 첫날인 지난 5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항공기들이 운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는 섬에 들어오는 관광객에게 돈(관광세)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광객이 버리는 생활 쓰레기와 생활 하수 등으로 처리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원인 제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돈을 받겠다는 취지다. 제주도에 따르면 스페인과 잉글랜드 등이 유사한 방식으로 관광세를 받고 있다. 제주대가 최근 실시한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 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외부인으로 인한 생활폐기물과 하수 처리에 드는 비용은 연간 각각 558억원과 66억원에 달한다.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은 연간 약 1300만명이다.

제주도, 국내외 관광객 1인당 8000원 예상

한국지방제정학회는 환경보전분담금으로 1인당 8170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중과세와 형평성 논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한다. 오영훈 제주지사도 “국민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부분이라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제주항에 여객선이 접안해있다. 최근에는 비싼 렌터카 요금과 항공료를 아끼려고 자차를 몰고 오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9월 제주항에 여객선이 접안해있다. 최근에는 비싼 렌터카 요금과 항공료를 아끼려고 자차를 몰고 오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뉴스1

인천·충남·강원·전남·경남 등 광역 지자체는 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재정적 손해를 보전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 12월 28일 ‘제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전국 석탄화력발전 60기 중 30년이 넘은 30기는 폐쇄하고 이 가운데 24기는 LNG로 전환키로 했다. 이들 지자체는 화력발전소 폐쇄로 인한 손실이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10조원 수준 기금을 조성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원전 인근 지자체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 요구 

대전 유성구 등 주변에 원전이나 원전 관련 시설이 있는 23개 기초자치단체는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는 지역에 원자력연구원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 관련 법안은 박성민 국회의원(울산 중구)이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했다. 지방교부세 재원 중 내국세 비율을 기존 19.24%에서 19.30%로 0.06%를 늘려 원자력안전교부세 세원을 마련해 이미 예산 지원을 받는 원전 소재 5개 지자체를 제외한 나머지 23개 지자체에 지원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북 울진에서 열린 신한울 1호기 준공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퍼포먼스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북 울진에서 열린 신한울 1호기 준공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퍼포먼스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항이 있는 자치단체는 항공기 등록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항공기 재산세는 정치장으로 등록된 공항 소재지 기초자치단체가 부과한다. 항공기는 공항 규모와 관계없이 항공사가 원하는 공항에 등록할 수 있으며 등록 항공기가 많으면 그만큼 세수가 증가한다. 충북 청주공항은 6개 항공사가 항공기 45대를 등록했다. 반면 김해공항은 4개 항공사가 28대를 등록했다.

항공기 1대당 재산세 1억원…공항마다 유치전

청주시 관계자는 “항공기 크기와 기령(사용 연수)에 따라 다르지만 1대당 매년 수천만원에서 억대 재산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종식으로 항공사들이 추가로 항공기를 도입하는 시점에 맞춰 설명회를 개최하고 등록을 독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어명소 국토교통부 제2차관(오른쪽 세번째)이 청주국제공항에서 공항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지난 3일 어명소 국토교통부 제2차관(오른쪽 세번째)이 청주국제공항에서 공항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배재대 최호택 행정학과 교수는 "인구 감소 등으로 자치단체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만큼 새로운 재정 확충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며 "다만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 정부나 국민을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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