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로 뻗어가는 K-농업] 과수화상병의 확산 억제 위해 ‘방제 적기 예측 시스템’ 가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농촌진흥청

‘메리블라이트’ 한국에 맞게 개선
사과·배 농가에 정보 제공해 효과
시·군 중심의 예찰·방제단도 확대

농촌진흥청이 국내 현실에 맞게 개선한 ‘화상병 방제 적기 시스템’에서 기상정보를 바탕으로 예측된 병 발생 시기와 방제 적기에 따른 무인방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이 국내 현실에 맞게 개선한 ‘화상병 방제 적기 시스템’에서 기상정보를 바탕으로 예측된 병 발생 시기와 방제 적기에 따른 무인방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지난 2015년 경기도 안성의 한 과수원에서 처음 발견된 과수화상병은 이후 강원·충북·충남 등지로 확산하면서 전국적으로 피해를 주었다. 지난해에는 245개 농가 108.2ha로 확산세가 줄긴 했지만, 기상 상황 등에 따라 언제든 재발생할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과수화상병 확산 억제를 위해서 무엇보다 방제 적기를 예측해서 적절한 시기에 방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2021년 농촌진흥청은 선문대학교, 에피넷(주)과 함께 미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메리블라이트(Maryblyt)’ 예측 모형을 한국 현실에 맞게 개선한 ‘과수화상병 방제 적기 예측 시스템(fireblight.org)’을 개발했다.

‘과수화상병 예측 시스템’으로 방제 효과 ↑

‘과수화상병 방제 적기 예측 시스템’은 사과·배의 발아, 개화, 낙화 등 생육단계와 온도, 강우 등 기상정보를 이용해 개화기 중 꽃에 병원균이 감염되는 시기를 예측해서 방제 적기를 제공하며, 꽃과 가지에서 과수화상병 증상이 나타나는 날을 예측한다.

‘과수화상병 예측 시스템’에 의해 병 발생이 예측된 시기에 맞춰 2회 방제약제를 살포한 결과 방제 효과는 16% 높아진 92.7%였다. 또한 농가에서 처음 꽃이 마른 증상을 눈으로 발견한 날짜와 ‘과수화상병 방제 적기 예측 시스템’이 예측한 증상 꽃마름 발현 날짜를 비교한 결과, 농가가 발견하기 최소 3일 전에 꽃마름 증상을 찾아낼 수 있었으며, 조기 방제도 가능해졌다.

지난해 36개 시군 382개 지점에서 이 시스템을 운영했다. 방제 적기 정보를 사과 4만6882개 농가, 배 1만5267개 농가를 대상으로 농가별로 2회씩 제공했다. 기상청의 예보자료를 활용한 예방적 방제 적기의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오늘 예보 값은 90.0%, 내일 예보 값은 85.2%의 정확도로 방제 적기를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병의 발생 예측과 함께 발생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사전 예방조치도 중요하다. 농촌진흥청은 2021년 겨울철부터 전국 사과·배 농가 대상으로 겨울철 농작업 기간 궤양, 의심 증상 등 전염원 제거를 통한 과수화상병 사전 예방 및 지역 간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에 걸쳐 전국 사과와 배 과수원을 대상으로 나무줄기나 굵은 가지에 생긴 궤양을 집중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또 3~4월에는 각 지역에서 과수화상병 발생이 우려되는 과수원을 대상으로 정밀 예찰을 실시했다. 예찰 과정에서 발견된 과수화상병 감염이 의심되는 나무는 시료를 채취해 실시간 유전자진단 분석(RT-PCR)으로 정밀 진단하고, 양성으로 확인됐을 경우 전염원 사전 제거 조치를 했다.

지난 2020년부터 농촌진흥청이 서울대학교와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 과수화상병에 효과적인 박테리오파지 6종을 선발했다. 국내에서 선발한 박테리오파지는 단일 종으로 처리하기보다는 여러 종을 혼합하는 방식의 처리를 했을 때 등록된 외국 제품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효과를 확인했다. 특허 출원된 박테리오파지는 효과의 안정성 검정 등을 거쳐 2025년 시제품이 개발될 전망이다.

식물 병 확산 방지, 피해보상 위한 공적방제

농산물의 국제교류가 늘어나면서 외국으로부터 병해충 유입도 증가하고 있다.

1900년 이후 외국에서 유입된 병이 43종, 해충 48종 이상으로 추정된다. 2000년 이후에는 과수화상병이나 사탕무시스트선충 등 해외에서 유입된 병해충이 국내에 정착하면서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12년부터 규제병해충 등 5종의 병해충에 대해 ‘공적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후 지난해까지 과수화상병 등 병 4종, 바나나 좀나방 등 해충 2종, 토마토퇴록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7종, 사탕무시스트선충 등 선충 2종을 대상으로 한 공적방제 보상금은 2016ha에 228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과수화상병이 크게 발생한 이후 공적방제 면적과 지급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시·군 중심의 예찰·방제단을 확대하는 동시에 민관협업 상시 예찰 체계를 구축하고 방제 절차와 기간 단축을 위한 표준운영절차(SOP)를 준비하고 있다. 또 과수화상병 종합방제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사업추진을 위해 248억원을 투입, 6개 분야에서 24개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과수화상병은 작년에 예년 대비 발생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과수화상병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관계 기관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전 예방조치와 예찰, 방제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