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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가스공, 오늘 자구책 발표…이창양 “한전공대 출연 계획 재검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안 통과에 대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안 통과에 대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올해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결정이 40일 넘게 표류하고 있다. 11일 가스공사가 공시한 올 1분기 영업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8조6000억원이던 도시가스 미수금 누적액이 11조6000억원으로 3조원 늘었다. 1분기 가스요금이 동절기 서민 부담을 이유로 동결된 데다,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지속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 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32조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전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올해 1분기 전기료를 ㎾h(킬로와트시)당 13.1원 올렸지만, 여전히 전기를 팔수록 손해가 커지는 가격 구조다. 주요 증권사 전망치에 따르면 12일 발표될 한전의 1분기 영업손실은 마이너스(-) 5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를 해소할 2분기 전기·가스료 결정은 지지부진하다. 당초 11일로 예정됐던 당정 협의회가 취소되는 등 요금 인상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한전·가스공사는 12일 결의대회 형식으로 자구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전의 자구책에는 임금 동결 및 자산 매각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이 추가 자구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정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 전라남도 나주에 설립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한전공대)에 대한 출연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한전공대에 12년간 1조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올해도 1588억원을 내겠다는 계획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삭감·이월·유예할 방법이 없는지 검토해 달라”고 했다. 이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출연 계획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령에 따르면 한전과 같은 공기업은 출연 기관을 설립하거나 다른 법인에 출연할 경우 관계 장관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이 같은 자구책을 토대로 내주 초 발표될 것으로 거론되는 전기료 인상 폭은 ㎾h당 7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 정도로는 줄일 수 있는 적자 폭이 약 2조원에 불과하다. ‘국민 부담’을 내세운 정치권의 목소리에 정부가 내세운 ‘단계적 인상’ 계획 자체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는 3~4분기에는 ‘냉방비·난방비 폭탄’과 내년 총선 때문에 요금을 올리기 더욱 힘들 것”이라며 “그나마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적이고 수요가 적은 2분기에 최대한 올려야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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