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순이 와이프도 “또 갑시다”…보면 힐링, 남방큰돌고래 멍

  • 카드 발행 일시2023.05.12

지난달 25일 오후 꼼짝하기 싫다는 아내를 간신히 설득해 서귀포시 대정읍 노을 해안으로 향했다. 남방큰돌고래가 나타나는 곳이다. 50대 중반 중등 교사인 아내는 지난해 6월 여성 질환 관련 수술을 받은 뒤 극심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불면증·만성 피로 증세에다 불안·짜증·분노 등 감정에 쉽게 휘둘린다. 이 때문에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일 때가 많다. 소파에서 포테이토 칩스를 먹으며 뒹굴뒹굴하고 TV를 즐기는 생활 습관이 배어 있다는 의미다.

대정읍 노을 해안, ‘남방큰돌고래 성지’

지난달 제주 노을해안로에서 포착된 남방큰돌고래 무리. 사진 진관훈

지난달 제주 노을해안로에서 포착된 남방큰돌고래 무리. 사진 진관훈

남방큰돌고래가 노을 해안에 나타나는 시간대는 대략 정해져 있다. 오전 10~12시와 오후 3~5시 등 하루 두 차례다. 제주 사람에게 이곳은 ‘남방큰돌고래 멍’하며 힐링하는 성지(聖地)로 이름나 있다. 이날도 자동차 50여 대가 주차해 있고, 관광객 100여 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돌고래가 해수면 위로 나오기만 기다리는 ‘돌고래 멍’을 몇 시간째 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가까이 보려고 갯바위 끝까지 가서 망원경으로 바다를 관찰하거나 드론을 띄우는 ‘열성팬’도 보였다.